대한주택보증 사장 또 'MB맨' 낙하산 눈총
2012-01-11 임민희 기자
최근 대한주택보증 사장에 취임한 김선규 씨는 현대건설 부사장, 현대도시개발 사장 등을 역임하며 지난 30여년을 '현대맨'으로 지낸 인물.
김 씨가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현대건설 출신인데다 금융․보증 부문에 대한 비전문가라는 점에서 낙하산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가 대표적인 MB맨으로 꼽히는 김선규 씨를 대한주택보증 사장에 기용하면서 '자기 사람 앉히기'식의 특혜성 인사가 도를 넘어 대통령 임기말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또한 이는 최근 정치권 등에서 대통령 측근을 배제하고 인사쇄신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것이다.
특히, 건설사를 주고객으로 하는 주택 보증 공기업에 민간 건설사 출신의 사장이 처음으로 선임됨에 따라 '자기거래' 가능성과 공적기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현대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이나 GS건설 등 동종업계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해 향후 '특혜시비'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김 씨는 금융과 보증 부문을 경험하지 못한 비전문가다.
민간 건설사 사장은 최대한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게 목적이지만 대한주택보증은 무주택 서민 지원 등 공적기능이 우선시 된다.
대한주택보증은 주택분양보증과 주택사업금융(PF)보증, 임대보증금 보증, 기업고객(건설사)이 부도 또는 파산했을 경우 승계시공이나 환급 방법으로 보증책임 이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다.
김 씨가 건설업계에서 오랜 시공경험과 노하우를 가졌다고는 하지만 전혀 다른 영역인 서민과 소외계층 지원 등에 대해 얼마만큼 공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업무를 추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런 이유로 대한주택보증 노조에서는 지난해 후임 사장에 '김선규 내정설'이 가시화되자 청와대 등에 수차례 반대의사를 전달했으나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흥식 대한주택보증 노조위원장은 "새 사장이 취임한 만큼 조직 확대와 발전을 위해 노력해주리라 믿는다"며 "당분간은 새 사장의 행보를 지켜보겠지만 만약 우려했던 자기거래나 공적 기능 축소 등의 움직임이 나타난다면 노조에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김선규 사장이 내정된 후 직접 만나 이러한 노조 입장을 전달했다"며 "보증시장 개방 민영화 문제 등 해결해야할 사안이 많은데 김 사장이 3년 임기 동안 조직을 잘 이끌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김선규 씨는 지난 6일 대한주택보증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사장으로 선임된 후 9일 취임식을 가졌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