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멀어져가는 오비맥주..신동빈 회장 '2009년이 뼈아프다'?
"2009년의 실기가 뼈아프다"
롯데그룹이 숙원 사업인 맥주사업 진출을 위해 맥주공장 건립을 밝힌 가운데 지난 2009년 오비맥주 인수 실패가 신동빈 회장에게 두고두고 뼈아픈 기억으로 남게 됐다.
당시 인수가를 인색하게 책정해 미국의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쓴잔을 마신 뒤 오비맥주 재인수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나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해 인수가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데다 콜옵션 조항등에 묶여 있어 인수의 꿈이 갈수록 멀어지고 있기 때문.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2009년 오비맥주 매각 당시 인수가로 1조 6천억원 규모를 예상했다. 인수가가 2조원을 넘을 경우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KKR은 무려 18억달러(약 2조3천억원)에 오비맥주를 인수했다.
비록 오비맥주 인수에 실패했지만 신 회장의 맥주 사업 꿈은 전혀 시들지 않고 있다.
사모펀드인 KKR이 오비맥주를 재매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역시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당시 오비맥주의 대주주였던 벨기에 AB인베브는 KKR에 오비맥주를 매각하면서 5년후 회사를 우선 재 인수할 수있는 우선매수청구권 조건을 관철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KKR이 오비맥주를 매각하더라도 인수 우선권이 AB인베브에 있는 것이다.
만일 AB인베브가 인수를 거부할 경우 다시 일반 입찰에 부쳐지고 롯데도 다시 기회를 잡을 수있다.
그러나 인수가도 부담이다.
오비맥주가 KKR에 인수될 당시보다 매출이나 시장에서의 위상이 확연히 달라져 인수가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있기 때문.
오비맥주는 실제 KKR에 인수되기 이전인 지난 2008년 7천505억원의 매출을 2009년 8천161억원 2010년 9천144억원으로 끌어올리고 작년에는 1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상각전 영업이익인 EBITDA도 2008년 2천263억원, 2009년 2천514억원 2010년 3천억원으로 불어났다.
시장에서의 위상도 달라졌다. 작년 15년만에 경쟁사 하이트를 제치고 맥주시장 1위를 탈환했기 때문이다.
롯데가 재인수전에 나서더라도 2009년 이후 물가상승분을 훨씬 뛰어넘는 높은 인수가격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 회장은 최근 오비맥주에대한 짝사랑을 버리고 충북 충주시에 5천억원을 들여 맥주생산 공장 건립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후발주자로서 시장 진입이 만만치 않다는 증권가의 회의적인 분석이 잇다르고 있다.
신 회장으로선 2009년 제대로 '베팅'하지 못한 후회가 내내 밀려 들수도 있는 대목이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구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