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스타 CEO 김택진-윤상규, 새해벽두 한숨 '푹푹'
게임업계 대장주로 꼽히는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과 네오위즈게임즈 윤상규 사장이 한숨 가득한 2012년을 시작하고 있다.
작년 3분기 이후 바닥을 기고 있는 주가의 반등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 엔씨소프트는 4분기 실적악화가, 네오위즈게임즈는 유통서비스 업체의 한계를 비롯해 신작게임의 흥행 부진, 성장 모멘텀 부재 등이 이유로 지목된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13일 종가기준 엔씨소프트 주가는 28만4천500원으로 작년 10월18일 38만6천원 대비 3개월 만에 26.3% 급락했다. 임진년 들어서도 첫 거래일인 2일부터 9일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네오위즈게임즈의 주가 하락폭은 더욱 가파르다. 현재 주가는 작년 8월19일 7만5천400원의 고점 대비 반토막(44.7%)수준인 4만1천750원에 불과하다.
엔씨소프트의 주가하락은 작년 4분기 실적전망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주력 게임 중 하나인 '리니지1'이 이벤트를 실시하지 않아 아이템 매출 감소로 200억원 가량의 매출이 줄어들 전망이다. '블레이드&소울'과 '길드워2' 등 신작게임 출시 지연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정재우 연구원은 "엔씨소프트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37%, 2010년 4분기 대비 24% 감소한 수준인 211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보며 목표주가를 42만원에서 40만원으로 낮췄다.
KTB투자증권은 영업이익 전망치를 202억원으로 더욱 낮게 잡았으며 노무라는 목표주가를 38만원으로 하향 조정키도 했다.
같은 기간 김 사장의 보유주식가치는 2조900여억원에서 1조5천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기업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게임 개발사와의 재계약, 라이센스 등의 폭탄을 안고 있는 게임 유통서비스 업체의 한계로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네오위즈게임즈는 중국에서 흥행에 성공해 매출성장의 1등 공신으로 손꼽히는 '크로스파이어'의 서비스가 2013년 끝나 재계약이란 불안요소를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작년 선보인 신작 '퍼즐버블온라인'과 '디젤'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 성장 모멘텀에 대한 의문부호를 떼지 못했다.
150여명의 개발인원을 투입한 자체개발 대작게임인 '블레스'가 네오위즈게임즈의 '한방'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내년은 돼야 실체가 드러날 전망이다.
아울러 계열사 간 자산 거래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그리고 잇따른 영업 외적 일회성 비용 발생 등도 투자심리를 훼손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불과 반년 만에 주가가 반토막 나자 투자자들은 "차라리 상장 폐지를 하라", "실적이 나쁘면 억울하지나 않지", "윤상규 대표의 사표가 필요한 때" 등 막말을 쏟아낼 정도로 분개하고 있다.
취임 1년째 윤 사장은 천국에서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진 셈이 됐다.
윤 사장은 작년 여름만해도 취임 반년 만에 매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엔씨소프트를 제치고 넥슨에 이은 2위 굳히기에 나섰었다. 가장 최근 보고서인 작년 3분기 실적도 누적 매출 4천909억원 영업이익 7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8%와 9.8% 성장했다.
위기를 감지한 김 사장과 윤 사장의 고민은 새해벽두 신년사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 사장은 지난 6일 신년 시무식에서 현 상황을 아프리카 사막 한가운데서 물을 찾아 나아가는 코끼리 떼에 비유하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하나로 뭉쳐 차기 대작 '블레이드&소울'과 '길드워2'를 성공시키는데 매진해 나가자"며 위기 타파를 강조했다.
윤 사장은 "내실성장과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기술력 강화에 매진하겠다"며 올해를 성장 모멘텀 확보와 내실경영의 기틀을 잡는 원년으로 삼았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