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에 질린 한화, 한화손보서 또 적발

2012-01-13     김문수기자

한화손해보험(대표 박석희) 등 일부 보험사가 보험계약자에게 특별이익을 제공하고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을 부당 취급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내부통제 시스템이 엉망일 뿐 아니라 비자금을 조성해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 사실도 적발돼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한화증권발 비자금 사태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검찰조사를 받은게 엊그제 인데 이번에 또다시 한화손보에서 비자금 등의 문제가 터져 한화그룹 총수인 김승연 회장의 입지까지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7월 한화손해보험을 대상으로 종합검사를 실시한 결과 불건전 영업, 대출 여신심사 및 관리 소홀 등 내부 비리가 다수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 만족’을 추구하는 보험사들의 이 같은 행태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허술한 관리 시스템과 미흡한 내부통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종합검사에서 드러난 내용은 이들 보험사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보여준다”며 “보험사 시스템을 보완하고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화증권이 올 초 고객중심경영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내부 시스템 관리 개선이 시급하다는 전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지난 2007년 여신부적격자인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봉안시설을 여신적격자로 처리해 대출한데 이어 사후 관리를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투자가 금지된 BB+ 이하 회사채를 해외 사모 재간접펀드 투자대상에 포함하고,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승인 없이 비상장주식을 재간접펀드에 포함시켜 투자해 27억원의 손실을 야기했다.

특히 지난 2008년엔 별도의 내부통제 조치를 강화하지 않고 재보험사의 적격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 이에 선박 28척이 신용등급이 없는 재보험사에게 부실 출재되고 이중 10척이 재보험사 지급불능으로 595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아니라 영업점포직원이 보험대리점에 이미 지급한 모집수수료 등의 일부를 돌려받는 방법으로 15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보험계약자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등 불건전 영업행위를 하다 적발 됐으며, 기초서류 기재사항 준수의무 및 특별계정 운용을 위반한 사안이 드러나기도 했다.

한화손보는 도덕적 해이도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업체 선정을 위한 세부평가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채 계열사와 IT계약을 집중적으로 체결한 것이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기관주의 조치와 더불어 2억4천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전 대표이사 및 임직원을 문책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