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팟없인 못살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사생활
2007-07-23 뉴스관리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따라 붙는 수식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최근 만든 개인홈페이지(www.chungyongjin.com)를 통해 자신의 밝혔다. 사생활을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정용진 부회장이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베일에 가려져 있던 일상을 노출한 것이다. 가족들에 대한 속내와 유통업의 비전에 대한 단상을 소소히 풀어놓은 홈페이지는 최근 공개됐다. 재계에서는 파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이 듣는 것=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음악에 대한 애정. 평소 “경영인이 안 됐다면 아마 피아니스트가 됐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음악을 좋아하는 정 부회장의 남다른 음악 사랑을 엿볼 수 있다. 홈페이지의 첫 화면은 물론 26가지의 알파벳 소개에도 음악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아이팟에 대한 집착은 유별나서 “아이팟 없는 생활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토로할 정도. 집에서도 사무실에서도 차 안에서도 아이팟으로 음악을 듣는 정 부회장은 4000곡 넘는 곡을 핑크, 빨강, 파랑, 검정 나노 아이팟에 나눠갖고 있다. 정 부회장은 “해외 출장을 갈 땐 두 대의 아이팟을 가져간다”며 “하나라도 에러가 나면 큰 일이니까”라고 말했다.
“요즘은 글렌굴드가 연주한 바흐의 음반에 손길이 자주 간다”고 밝힌 정 부회장은 “굴렌굴드가 사랑했던 바흐는 기본에 철저한 사람”이라며 “이를 즐겨 듣는 것은 기본을 기억하고 지키기 위해서다. 복잡하고 힘겨운 결정이 기다리고 있을 때일수록 늘 기본을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용진 부회장이 보는 것=최신 아이팟으로 음악을 즐기는 정 부회장이지만 한편으론 ‘오래된 느낌’을 즐긴다. 정 부회장의 가방 속엔 늘 Kodak professional Prolmage 120 필름이 있다.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 쓰기 위해서다. 정 부회장은 “디지털 카메라가 보편화된 시대지만 나는 필름카메라가 더 좋다”며 “방엔 간단한 조명장치와 삼각대도 갖추고 집을 방문하는 가까운 분들께는 소박한 기념사진을 찍어드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원칙을 지키면서 서서히 낡아간 물건들’인 빈티지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이다. 정 부회장이 가장 아끼는 빈티지는 ‘1923년 식 BMW first motocycle’과 ‘1955년 생산된 JBL 파라곤 스피커’. 정 부회장은 “그 물건들의 역사를 함께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다”며 “정성들여 손질하면 아주 옛날 방식으로 천천히 움직여주는 그 물건들에 깊은 애정이 간다”고 했다.
▶정용진 부회장이 먹는 것=정 부회장은 운동을 시작하면서 담배와 술을 완전히 끊었다. “20대엔 중국요리에 고량주 같은 독주를 마시기도 했지만 이젠 가끔 와인을 즐긴다”며 “와인은 음주라기보다는 문화의 일부”라는 견해도 덧붙였다. 대체로 점심은 닭 가슴살 구이와 야채로 이뤄진 도시락을 먹지만 가끔 짬뽕과 짜장면의 유혹을 이기기 어렵다며 소탈한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4월 스타벅스 200호점 개점 행사에도 참석했던 정 부회장은 “영하 15도의 날씨에도 나는 언제나 스타벅스의 아이스 에스프레소”라며 스타벅스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말 신세계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차세대 경영인으로 입지를 굳혔다. 명품관 개장과 이마트 확장뿐 아니라 명품 아웃렛 분야 진출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해가고 있는 정 부회장은 최근 대외 활동폭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19일 오픈한 광주 봉선점도 직접 찾았다. 정 부회장의 적극적인 행보에 본격적인 ‘정용진 시대’가 열린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고 있다(헤럴드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