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바위' 소주 상술…원가 인하, 가격 동결, 소비 확대

도수'뚝''뚝''뚝'…금복주 등 16-17도짜리 '물 소주'까지 판매

2007-07-24     곽예나 기자
"원가는 줄이고, 값은 안내리고, 소비는 늘리고"

진로가 지난해 알코올 도수 20도 미만의 소주 '참이슬 프레쉬'(fresh)를 내놓은 데 이어 두산주류도 19.5도짜리 '처음처럼'을 출시했다.

일석삼조의 효과로 부당이득을 취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도수가 낮아지면 주정 사용량이 줄어 원가가 감소한다. 그러나 가격은 한결같이 동결했다가 적당한 시기가 되면 올린다.

소비는 오히려 증가한다 반명 마시던 사람이 한병, 한병 마시던 사람이 한병반을 마시기 때문이다. 도수가 떨어지면서 여성 소주 '주당' 도 계속 늘고 있다.

소주 도수가 25도일 때만 해도 소줏집에 여성 고객들은 들러리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여성들이 더 많은 소주판도 흔하게 볼 수 있다.

두산주류는 24일 기존 제품보다 0.5% 더 부드러워진 '처음처럼' 리뉴얼 제품 '부드러운 19.5도 처음처럼'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진로는 이에 앞서 작년 8월 소주시장 저도화 추세에 맞춰 알코올 도수를 20.1도에서 19.8도로 낮춘 '참이슬 프레쉬'를 출시, 저도 소주 경쟁에 불을 붙인 바 있다.

이어 금복주의 '참스페셜(19.7도)'과 '더 블루(17.9도)', 무학 '좋은데이(16.9도)', 대선 '씨유(16.9도)', 보해 '잎새주(20.1도)', 선양 '숲속에서 맑을린(19.5도)' 등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저도소주 시장에서 업체간 경쟁이 한층 가열됐다.

'부드러운 19.5도 처음처럼'은 1년여에 걸친 소비자 테스트를 통해 기존 제품보다 0.5도 순하면서도 소비자가 원하는 최적의 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라고 두산주류는 설명했다.

리뉴얼 제품은 물입자가 작은 알칼리 환원수로 만든 소주에 회전 파동을 가하는 공법을 추가, 알코올 결합도를 높이고 기존 제품보다 부드러운 소주 맛을 낸다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리뉴얼 제품은 또 제품 라벨의 '처음처럼' 글씨체도 좀더 크고 부드럽게 변화를 줬다.

두산주류는 처음처럼 리뉴얼 제품 출시와 함께 올해 하반기 소주시장 점유율 상승에 총력을 기울여 올해 15% 점유율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주류 마케팅 담당 김종규 상무는 "처음처럼 리뉴얼 제품은 처음처럼이 몰고 온 돌풍을 이어나갈 야심작"이라며 "19.5도로 한층 순해진 반면 소주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려 소주 애호가들뿐 아니라 전체 소주시장의 크기를 더욱 확대해 나갈 주력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처럼 리뉴얼 제품 출고가는 819원(360㎖)으로, 기존 제품과 같다.

한편 국내 전체 소주시장에서 진로와 두산의 시장점유율은 2005년 55.4%대 5.3%, 2006년 52.3%대 9.7%, 올해 1-6월 48.8%대 11.1%, 수도권은 2005년 90.8%대 7.1%, 2006년 80.8%대 17.4%, 올해 1-6월 78.0%대 20.9%로 좁혀지긴 했으나 여전히 진로가 상당한 격차로 앞서고 있다.

두산주류는 지난 2월 올해 소주 전국 시장 점유율 18%, 수도권 점유율 30%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