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돔은 파트너를 위한 최소한의 배려

2007-07-25     뉴스관리자
콘돔이란 본디 남자에게 장착하라고 창조된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남자는 격렬히 콘돔과 불화한다. 이를테면 내 친한 여자친구의 파트너가 그렇다. 그녀는 가장 보편적인 피임방법인 콘돔을 반드시 준비하는 방법으로 철저히 피임을 해왔는데 어느 날 넌지시 그가 물었다는 것이다. “콘돔 꼭 써야 되겠어?”

“도대체 안 쓰면 어쩌겠단 건가?” 그녀가 그렇게 물었더니 그가 ‘피임방법’을 바꾸자며 자랑스럽게 제시한 것이 ‘질외사정’이었다. 맙소사 그녀가 한숨을 쉬면서도 끈기 있게 ‘질외사정의 실패율은 무려 30%가 넘는다. 그건 피임법이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하자 그가 당당하게 제시한 다음 ‘피임방법’은 사후피임약이었다.

이 정도까지 오면 무식도 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량한 내 친구는 한 번 더 설명했다. 사후피임약은 섹스 후 사용할 수 있는 간편한 피임법이 아니라 호르몬 폭탄만큼이나 여자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약국에서도 의사의 진단을 받지 않고는 절대 처방하지 않는 약이라고. 그건 애프터피임약이 아니라 말 그대로 긴급시에만 사용하는 피임약이라고. 그의 입에서 나온 발언이 임신하면 수술하면 되잖아까지 갔다는 소리를 듣고 나서는 나도 같이 피가 거꾸로 솟았다.

고대 그리스 여자의 정신을 본받아 ‘라시스트라타’(남편과의 잠자리를 거부하는 시위)라도 일으켜야 한다. 이런 소리를 하는 남자와 자주면 안 된다는 소리다. 자기와 섹스를 하는 여체의 안위에 무관심하면서 거기에서 오는 쾌락을 누리겠다는 태도는 말할 것도 없이 최악의 이기주의다.

그런 남자하고 굳이 자지 않아도 이 세상에는 괜찮은 남자가 많다. 그러니 괜찮은 남자들이여,콘돔 한두 개씩은 지갑 속에 넣어 다니길. 물론 여자가 가지고 다녀서 안 될 것 없고 서구 여자들이야 핸드백에 콘돔 박스 정도는 기본으로 휴대한다지만 아직 한국국민인 우리들로서는 러브모드가 무르익었을 때 핸드백 안에서 콘돔을 짠! 하고 꺼내 남자에게 자! 하기가 어지간한 용기가 아니고서는 조금 어려운 게 사실이니까.

물론 지갑 안에 휴대한 당신의 콘돔이 언제 어디서나 플레이하기 위한 ‘세팅’이 아니라 파트너를 위한 당신의 배려라는 것을 알 정도로 괜찮은 여자를 고르는 건 남자인 당신 안목의 몫이다.


<이 글은 독자가 본본 테마사랑방에 올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