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보험 '다된다' 뻥 광고 믿지마, 쥐꼬리야~
최대 보험 금액을 평균치로 부풀려 허위광고...'보상제외' 수두룩
고가의 치과 치료비에 대한 부담으로 치아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까다로운 보상조건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채 무심코 가입했다가는 피해를 입기 쉽다.
특히 치아보험은 대부분 인터넷, TM, 홈쇼핑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가입자를 모집하고 있어 상품에대한 정보가 소비자에게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만약 홈쇼핑 또는 전화상으로 상품 안내를 받은 경우라면 유선상으로 단박에 가입하지 말고 상세약관을 잘 따져본 후 자신에게 적합한 보험 상품 인지를 꼼꼼히 확인해봐야 한다.
현재 라이나생명, AIA생명, 현대해상, ACE손해보험사가 치아보험을 판매 중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계약사항에 보험 설계사의 설명과 다른 부분이 있을 때 3개월 내에 이의를 제기하면 확인과정을 통해 계약을 무효로 돌리고 납입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전화상 안내 믿고 '오케이'했다 발목
20일 경기 안산시에 사는 우 모(여)씨는 전화상 안내를 빋고 치아보험에 가입했다 낭패를 겪고 있다.
그는 최근 치과진료를 받은 후 2년 6개월 전 가입한 라이나생명 무배당치아사랑특약 보험증서를 찾았지만 아무런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황당했다는 경험을 털어놨다.
충치치료, 신경치료, 임플란트 등을 시술받기 위해 300만원 이상의 견적이 나왔지만 어느 것 하나도 약관에 해당되지 않아 단 한푼도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우 씨는 “전화를 통한 안내를 받을 당시 ‘이 보험만 들으면 치아에 관한 모든 게 해결 된다’는 달콤한 말을 듣고 현혹 당했다”며 “당시 설계사와 통화 하길 원했지만 개인정보누출 우려가 있어 알려 줄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운전 중이나 바쁜 시간에 걸려오는 전화상으로 안내를 받다보니 충분한 보장 내역을 확인하기 힘들어 이런 피해가 많아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민원처리는 설계사를 거칠 경우 더 지연될 수 있어 콜센터에서 전담하고 있다”며 "가입자가 2번 전화를 미뤄 편안한 시간에 통화, 충분히 안내를 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직접 민원접수를 해주시면 잘못된 안내가 있었는지 녹취록 청취 등을 통해 재확인해 드리겠다”며 “또한 불완전 판매율을 낮추기 위해 고연령 가입자 등을 대상으로 해피콜을 실시하고 보험설계사의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 불리한 설명은 '생략'...모집인 말만 믿었다가 낭패
박 모씨 역시 ACE화재 보험 모집인의 잘못된 설명을 듣고 치아보험에 가입했다가 피해를 입었다며 전화 보험모집의 허점을 꼬집었다.
박 씨에 따르면 당시 전화를 걸어온 상담원은 ‘모든 치아치료에 대해 100만원의 치료비가 지원된다’는 내용만을 얘기했을 뿐 ‘3년마다 갱신하는 상품’이라는 설명을 하지 않았다.
가입 후 보험증서를 받아본 김 씨는 모집인이 설명한 내용과 증서의 내용이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박 씨는 “치아치료 하나에 100만원씩 보장된다더니 실제 증서엔 하나에 10만원 또는 20만원 보장되는 것이 대부분이고 갱신형 상품이란 말도 없었다"며 "사기적 영업이란 생각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다행히 박 씨는 ACE화재 측에 강하게 이의를 제기해 환불을 약속받았다.
이에 대해 ACE화재 관계자는 “모든 치아치료에 100만원 지원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데 설명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며 “지금으로선 자세한 상황 파악이 어렵다”고 밝혔다.
◆ 필요하지만 못미더운 치아보험
치아보험은 지난 2008년 9월 라이나생명이 국내에 처음으로 치아사랑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해 약150만명이 가입하고 있으며 고가의 치아치료비에 대한 보상으로 소비자의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금융소비자연맹(이하 금소연)이 발표한 치아보험 관련 소비자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4%가 ‘치아보험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지만 ‘치료보험금 청구 시 지급여부에 대한 불안감’이 78.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장내용의 복잡함과 인지미숙에 따른 민원 발생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치아보험과 관련한 대다수의 민원들은 보장사항에서 보상하지 않는 기간, 조건에 대한 설계사의 설명이 부족하고 치과 전문용어에 대한 소비자의 이해 부족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
치아보험의 주요민원을 보면 ▶보장범위에 대한 불만 ▶보험설계사의 부실판매와 관련 ▶ 이 밖에 면책기간과 보상담당자의 잘못된 안내에 관련한 민원 등의 순이었다.
금소연 관계자는 “보험사는 소비자의 주요 민원사항인 청구 시 보험금 불지급에 대한 불안감 해소와, 면책기간과 감액기간에 대한 충분한 안내가 있어야 하며 비대면 채널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보험사별로 판매하는 상품의 타겟 고객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의 가입목적에 맞는 상품을 선택해야한다”고 권고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지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