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값 폭락에도 고깃값 '요지부동', 백화점·할인점 폭리 탓
한우값 폭락에도 쇠고기 값이 요지부동인 이유는 백화점,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폭리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소비자연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서울 등 11개 지역 511개 육류 유통점과 130개 소고기 취급 음식점을 상대로 한우고기 유통가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9일 밝혔다.
소비자연맹에 따르면 1++, 1+, 1등급 등 상위 3개 등급의 한우 지육(머리·우족·내장을 제거한 고기) 도매가격은 구제역 파동 이전인 2010년 10월보다 20.4~22.7% 떨어졌다.
반면 소비자가격 하락률은 1++등급 6%, 1+등급 12.2%, 1등급 15.6%에 그쳤다.
일례로 이 기간 1++등급의 100g당 도매가격이 2천79원에서 1천607원으로 급락(-22.7%)했지만 소비자가격은 9천74원에서 8천526원으로 6% 내려갔다.
같은 기간 1++등급의 유통업체별 가격변동은 백화점이 1만1천738원으로 0.9%, SSM은 8천862원으로 12% 올랐다. 대형할인매장(-7.5%), 슈퍼마켓(-9.8%), 정육점(-10.8%) 등은 값이 내렸지만, 하락률은 도매가 낙폭에 미치지 못했다.
3개 등급 평균 가격을 유통업체별로 보면, 백화점 중에선 롯데가 1만1천58원으로 가장 비쌌고 신세계(1만58원) 현대 (9천657원) 순이었다.
4대 대형 할인점은 홈플러스(9천167원), 롯데마트(7천923원), 이마트(6천971원), 하나로클럽(6천885원) 순으로 3개 등급 평균가격이 매겨졌다.
횡성한우 한 마리 값을 기준으로 따져봤더니 유통수익은 2009년 37.5%, 2010년 40.9%, 2011년 42.3%로 매년 높아졌다. 도매단계 수익이 같은 기간 3.1%, 3.3%, 3.8%인데 반해 소매단계 수익은 34.4%, 37.6%, 38.5%로 수익증가 폭이 더 커졌다.
소비자연맹은 "1년 전과 비교해 유통비용의 증가가 거의 없음에도 소매 수익 비중이 늘어난 것은 판매업자의 이윤증가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음식점의 경우 최근 6개월간 등심과 갈비의 가격을 내린 곳은 12곳(9.2%)에 불과했다. 9곳은 가격을 올렸고 나머지는 동결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1++ 등급은 서울이 1만246원으로 판매가격이 가장 비쌌고 1+등급은 천안이 8천828원으로 가장 높았다. 최저가인 춘천(1++등급 6109원), 목포(1+등급 5138원)보다 무려 67.7%, 71.8% 비싼 것이다.
소비자연맹은 "백화점, 대형할인점, SSM, 전문음식점 등 사업자들은 도매가격 하락을 반영해 판매가격을 조속히 내리고 정부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 방안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