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공인 연비는 공인 거짓말"
2007-07-28 뉴스관리자
믿기지 않는 소리다. 그러나 간혹 연비가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하는 운전자들이 있다. 왜 그럴까.
자동차 메이커들이 과학적 실험을 거쳐 발표하는 연비. 연비는 거짓말을 할리 없다. 그러나 간혹 거짓말을 할 수도 있다.
일단 운전자들의 평소 운전습관이 문제될 수 있다. 트렁크에 필요하지도 않은 짐을 가득 싣는 경우 연비는 떨어진다. 시동을 걸고 바로 출발해도 연비는 선의의 거짓말(?)을 한다. 여름철엔 30초, 겨울철엔 3분 정도 시동을 걸고 워밍업을 해주면 기름을 절약할 수 있다.
연비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 바로 가속과 브레이크 페달을 여유있게 밟는 습관. 따라서 급출발, 급제동은 ‘경제 운전’의 최대의 적이다.
여름철 에어컨 역시 기름 먹는 하마다. 당연히 출발 후 차가 움직이고 난 후 에어컨을 켜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그러나 경제적 운전하기 습관을 가졌음에도 연비가 거짓말을 한다면 그 이유는 뭘까.
일단 차량의 공차(空車) 중량을 살펴봐야 한다. 연비를 잡아 먹는 가장 큰 적은 다름 아닌 공차 중량과 엔진 용량.
차량 무게가 적게 나갈 수록 연비는 좋다. 그렇다고 차량 무게를 무턱대고 줄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차량의 안전과 함께 소음 등이 문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 경차로 칭송받고 있는 마티즈는 공차 중량이 795kg이며 연비는 20.9km/ℓ다. 이에 반해 에쿠스 리무진 4.5 V8의 경우 공차 중량 2185kg에, 연비는 6.8km/ℓ다.
공차 중량(2.7배 차이)과 연비(3배차이)가 정비례하고 있는 셈.
그렇다고 공차 중량과 연비가 완전히 정비례 관계에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이유는 공차 중량과 엔진 용량 등이 동일한 차종의 연비를 비교했을 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일례로 현대차의 베르나와 기아차의 프라이드를 비교해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베르나 1.4DOHC 모델은 배기량 1399에, 최고출력 95/6000(ps/rpm), 최대토크 12.7/4700( kg.m/rpm)에 공차 중량 1073kg이다. 프라이드는 공차 중량만 베르나에 비해 7kg 무거울 뿐 나머지는 같다. 그런데도 연비에서는 차이가 난다. 베르나는 15.6km/ℓ, 프라이드는 15.4km/ℓ다.
기아차 관계자는 “같은 조건이지만 엔진을 마지막에 세팅할 때 차이가 난다. 엔진 조립 과정에서 가속위주의 세팅을 할 것인지 주행위주의 세팅을 할 것인지에 따라 연비가 차이가 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공인연비 측정 시 차량을 최적 조건에서 운행해 연비가 최고(?)로 잘 나온다는 점도 작용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운전자들은 차량에 스티커로 붙어 있는 공인연비보다 연비가 훨씬 떨어진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공인연비 측정은 일정 거리를, 일정 조건하에서 측정하기 때문에 최상의 연비로 나온다.
쭉쭉 뻗은 완전 포장 도로를, 최적 경제속도에 맞춰, 급가동, 급제동 없이 달리면 연비는 좋을 수밖에 없다.
박영서ㆍ허연회 기자(okidoki@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