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설 망치고 배 두드리는 빗나간 상혼
대형 유통업체들, 설 용품. 선물 무작정 팔아놓고 배송 부도
2012-01-26 이성희 기자
설 대목을 맞아 무작정 팔고보자는 유통업체들의 무책임한 상혼으로 설맞이를 망친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것.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는 설 연휴기간 동안 가족, 친지를 위해 구입한 선물이 제때 배송이 되지 않아 낭패를 겪었다는 소비자 불만이 줄을 이었다.
설 전까지 배송완료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약속과는 달리 물건이 오지 않아 설맞이에 차질을 빚게 한 것.
설 용품을 구입했다가 제때 배송받지 못했다는 한 소비자는 “가장 중요한 명절임에도 업체의 준비부족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물론 특수기간이라 업무가 폭주하겠지만 매년 있는 명절인 만큼 더욱 철저한 준비를 통해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설 특수를 맞아 대형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쇼핑을 하고 있다
◆쿠팡 제사상 안와 방바닥에 차례상 차릴판...
부산 진구 당감동에 사는 좌 모(여.38세)씨는 쿠팡에서 제사상을 구입했다가 물건이 오지 않아 설날을 망쳤다며 본지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지난 10일 쿠팡에서 남원제사상을 13만원대에 판매하는 것을 보고 구입을 결심했다.시댁 제사상이 낡아 마음에 걸렸던 차에 쿠팡에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것을 보고 구입을 결심했다고.
하지만 배송이 시작되고 일주일이 지나도록 좌 씨는 상을 받을 수 없었다. 이미 있던 상을 버렸을 뿐 아니라 시댁에도 새 상이 올 것이라고 말을 해놨기 때문에 목이 빠지게 기다렸지만 감감무소식.
쿠팡에 수차례 전화로 내용을 확인하자 “설 전에 배송 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큰소리쳤다. 그러나 제품은 결국 오지 않았고, 설 연휴가 시작되는 21일이 돼서야 “도저히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 주문 취소하고 환불하겠다”는 기막힌 답변을 들었다.
좌 씨는 “설을 맞아 상이 꼭 필요했고, 이미 있던 상 까지 버렸는데 연휴 시작일에서야 상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고 하면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며 “덕분에 즐거워야 할 설날에 시댁에서는 민망함에 얼굴조차 제대로 들 수 없었고 남편과 말다툼까지 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결국 좌 씨는 집에 있는 밥상 두 개를 붙여서 제사를 마쳤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확인 결과, 제사상이 크다보니 택배사가 아닌 업체 직송으로 배송하기로 했는데 그 과정에서 실수로 배송 누락이 된 것 같다”며 “죄송하다는 의미로 환불과 함께 무료로 주문한 상을 배송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GS홈쇼핑, 설 전까지 배송 장담하더니 거짓말?
인천 남동구 안수동에 사는 김 모(남.33세)씨 역시 설을 맞아 홈쇼핑에서 부모님께 드릴 과일선물세트를 구매하려다 제때 배송이 안되는 바람에 난감한 경험을 했다.
18일 GS홈쇼핑을 시청하던 김 씨는 배와 사과 혼합박스가 약 6만원대에 판매되는 것을 보게됐다.
더구나 쇼핑 호스트가 “택배회사와 단독으로 연결돼있기 때문에 설 연휴 시작 전까지 배송이 완료된다”고 호언장담해 믿고 구입했다.
하지만 배송을 약속한 날짜에서 하루가 지난 21일, GS홈쇼핑 측은 “택배가 타 지역으로 잘못 배송돼 24,25일에나 배송될 것 같다”는 기막힌 통보를 했다.
김 씨는 “20일 전에 받아서 부모님 댁 방문할 때 선물로 드리려고 했다”며 “배송을 호언장담해 믿고 구입했는데 이미 그때면 설이 다 끝나는데 무슨 소용이냐.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한 GS홈쇼핑이 원망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결국 김 씨는 인근 시장에서 부랴부랴 과일을 다시 장만해야했다.
◆이마트, 설 선물로 주문한 한라봉 4박스는 왜 안 주는거야?
대구 동구 신천4동에 사는 최 모(여.29)씨는 직원들을 위해 설 선물로 이마트몰에서 선물을 구매했다가 배송이 제대로 안돼 낭패를 겪어야했다.
회사에서 직원 설 선물세트 구매를 담당한 최 씨는 이마트몰에서 한 박스에 2만5천원인 한라봉 30세트를 총 75만원에 구입했다.
홈페이지에 ‘설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9일 전에 구매해야 설 전에 받을수 있다’고 돼있어 16일날 구입을 마쳤다고.
하지만 타 지역으로 배송한 9박스를 제외하고, 최 씨가 직접 받기로 한 21박스 중 17박스만 오고 나머지 4박스는 감감무소식이었다.
확인을 위해 업체에 전화했지만 연결이 안됐고, 배송을 맡은 우체국에도 전화했지만 17박스밖에 주문이 안됐다고 해 최 씨를 당황케 했다.
또한 구매 페이지에서는 배송완료라고 돼 있어 이마트에 전화해 항의했지만 역시나 선물세트 제작업체와 전화 연결이 안된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늘어놨다.
최 씨는 “이마트를 믿고 구입했는데, 업체 관리를 어떻게 하길래 설 특수를 앞두고 구매완료라고 판매페이지에는 나오면서 물건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냐”며 발을 동동 굴렸다.
결국 최 씨는 설이 임박해 다른 물건으로 대체하기 힘들었던 터라 배송이 안 된 4박스를 취소하고 직원에게 금일봉으로 대신해야 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