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성 부회장 임기말에 담합 역풍으로 곤욕
'TV=삼성'이란 공식을 만들어 내며 삼성전자의 대표 자리를 꿰찬 최지성 부회장이 등기임원 임기 말에 된서리를 맞았다. 담합 역풍이 예상외로 거세기 때문이다.
최 부회장은 작년 갤럭시S 시리즈를 아이폰을 제치고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에 올리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실적면에서도 매출 164조7천억원 영업이익 16조1천500억원의 사상 최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주가 역시 110만원을 훌쩍 넘기며 사상 최고가를 갱신, 황제주의 부활을 이끌었다.
또 지난 2009년 대표 취임 이후 삼성전자의 부문별 독립성을 강화시킨 전략은 작년 애플과의 특허전쟁에서 밀리지 않는 힘을 키운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는 세탁기, TV, 노트북 등 가전 담합 사건으로 발칵 뒤집혔다. 이건희 회장 역시 담합 사실을 보고 받고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5일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미래전략실 김순택 부회장은 "사장 책임이라 생각하고 담합 행위 근절을 위한 근본적이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을 세우라"고 담합 행위가 적발된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정밀화학 등 계열사 대표이사들을 압박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 부회장의 발언은 이 회장의 뜻을 반영했을 것이란 추측이 지배적이다.
이번 담합 사건은 최 부회장에 여려모로 타격을 주고 있다.
담합이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일어난 일로, 최 부회장이 TV, 컴퓨터, 세탁기 등을 총괄하는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 부문장(사장)을 지냈던 임기와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표이사로서의 책임론까지 더해질 경우 타격이 더 크다.
작년 6월 이건희 회장이 삼성테크윈 비리 파문 당시 부정부패 척결을 선언한 뒤 불과 6개월 만에 담합 사실이 밝혀진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게다가 소비자들이 집단분쟁소송에 나서고 공정거래위원회마저 소송 지원 방침을 밝히고 있는 점도 최 부회장에겐 악재다.
반도체와 LCD 등 20조원 규모의 전략적 시설투자를 단행하고, 스마트폰과 3D TV 등 새로운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전성기를 맞은 최 부회장이 담합 역풍을 어떻게 이겨 나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