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일본 뷰티시장 승자는?
아모레퍼시픽이 백화점 매장을 중심으로 입지를 다지려는 일본 화장품 시장에 최근 LG생활건강이 현지 화장품 업체 '긴자 스테파니' 인수, 전격 진출한다.
국내 화장품 업계 1, 2위 업체가 일본 시장에서 뷰티 대결을 펼치는 셈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화장품 시장은 그간 한국 업체에게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일본 화장품 시장 규모는 한국의 6배인 약 41조원이지만 세계적인 브랜드 시세이도 및 가네보, 고세 등 자국 브랜드의 입지가 강해 외국 화장품이 성공하기 어려운 구조다.
그러나 최근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일본 소비자들의 폐쇄적인 소비성향이 개방적인 성향으로 점차 전환되고, 특히 한류 열풍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업체가 성장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도 지난 2006년 일찌기 일본 시장에 진출했으나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2010년 해외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2% 성장한 3천358억원. 대표적인 브랜드는 설화수, 헤라, 라네즈 등으로 가격대별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한 것이 장점이다.
지역별 규모는 2010년 기준 중국이 42%로 가장 높았지만 일본이 포함된 중국 외 아시아는 25%를 차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총 9개의 일본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6년 6월 이세탄 백화점 도쿄 신주쿠 지점에 런칭한 이후 2006년 7월과 8월에는 오사카 한큐백화점 및 도쿄 신주쿠 이세탄 백화점에 잇달아 입점했다.
2009년 상반기에는 5개의 매장을 신규 오픈했고, 지난해 3월 하카타 한큐 백화점에도 매장을 오픈하는 등 일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 2007년 대비 15% 성장하는 동안 중국 외 아시아는 1~2% 늘어난 것으로 볼 때, 아모레퍼시픽의 입지가 일본에서 사실상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일본은 선진시장, 중국은 성장시장으로 분류돼 성격이 다르고 최근 중국에서 라네즈. 마몽드 등 새로운 브랜드를 방문판매로 사업을 다각화한 결과"라며 "중국 외 아시아의 성장률은 중국의 성장 폭이 높아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5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1조 2천억원 매출을 달성하고, 전체 매출의 14%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도 29%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의 일본 시장 발판이 될 현지 화장품 업체 긴자 스테파니는 텔레마케팅을 기반으로 안티에이징 화장품 외에 의약부외품과 건강식품 판매를 병행하는 업체다. 주요 브랜드는 안티에이징 브랜드인 World One과 Pure'D 100, 천연식물성 브랜드인 Beautiful Stefany 등이 있다.
긴자 스테파니의 2010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1천437억원, 28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824억원, 141억원 수준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LG생활건강은 현지 업체의 노하우와 인력을 확보함으로써 시장 안착이 훨씬 손쉬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일본 최대 유통업체인 이온(AEON)사와 제휴를 맺고 더페이스샵 매장을 400여개로 늘렸고, 발효화장품 숨을 일본 롯데닷컴을 통해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는 등 일본 사업 전개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긴자 스테파니를 일본 사업의 중심축으로 삼아, 그들의 현지 노하우 등 기존 인프라를 바탕으로 LG생활건강이 국내에서 축적해온 화장품 및 생활용품 사업역량을 적극 전개함으로써, 일본 내 LG생활건강의 안정적 사업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향후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과 숨의 일본 내 판매확대를 가속화하고, 빌리프, 보브 등의 일본시장 신규진출을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현지 업체인 긴자 스테파니와 LG생활건강의 결합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지 이목이 쏠리며 아모레퍼시픽과의 한판 승부에도 업계의 뜨거운 시선이 몰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정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