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여수 오동도 蘭, 안심었나? 도난당했나?

2007-07-31     뉴스관리자
전남 여수시가 모 대학에 용역을 의뢰해 국립공원 오동도에 난(蘭) 1만 본을 심었다고 밝혔으나 실제는 6천800여 본 만 남아 있어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31일 여수시 등에 따르면 BIE(세계박람회) 실사단의 여수 방문을 앞둔 지난 3월 모 대학교 생물학과 A 교수팀에 수의계약을 통해 1억 6천100만 원을 주고 '오동도 새우란(蘭) 조성사업 생태연구용역'을 맡겼다.

A 교수팀은 계약에 따라 1만 본을 심었다고 밝혔으나, 여수시는 최근 6천897 본 만 남아 있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3천여 본이 '사라진 것'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일부 난을 뽑아간 흔적이 있다"며 도난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국립공원 내에 있는 자연석과 꽃 등은 외부로 가져갈 수 없게 돼 있어 도난 의혹 자체가 제대로 국립공원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를 낳고 있다.

이와 관련, 시는 3월 당시 A 교수의 보고만 믿고 새우란 1만 본이 식재됐는 지 확인 조차 하지 않아 A 교수가 계약을 이행했던 지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렵게 됐다.

여수시 모 국장은 "생태연구용역을 발주한 뒤 새우란 1만 본이 식재됐는 지 확인했어야 했는데 확인을 못했다"며 "A 교수의 보고가 맞겠지만, 지금은 확인할 방법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시민 조모(47)씨는 "난을 심은 지 불과 4개월 만에 3천 본이 넘는 난이 없어졌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하다"며 "반드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수시는 시설비의 경우 학술연구용역비로 지출할 수 없다는 행자부 예산편성지침을 어기고 시설비 1억 6천100만 원을 A 교수팀에 지출해 '불법 용역'이라는 지적을 받았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