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인수' 마친 김승유, "용퇴시기 촉각"
16년 장기집권 최장수 CEO,'친정부 인사' 이미지가 강해 정권 교체시 부담
2012-01-31 임민희 기자
특히, 김 회장은 은행권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지난 16년간 장기집권한데다 이명박 대통령과는 고려대 동기로 '친정부 인사' 이미지가 강해 올해말 정권이 교체될 경우 용퇴가 더욱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31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임기만료를 앞둔 김승유 회장은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은 후 사퇴 의지를 거듭 밝혔으나 오히려 연임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외환은행 통합 작업과 하나금융지주의 안정적인 후계체제 구축을 위해 김 회장이 계속 조직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현 정권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김 회장이 또 다시 연임할 경우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통합민주당 등 야당에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정권교체 시 금융당국은 물론 김승유 회장에게도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이 '신한금융 경영진 내분사태'와 같은 비극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김 회장이 자신의 거취에 대해 선제적인 용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010년 4연임에 성공하며 은행권 최장수 CEO(20년)의 명성을 이어가는 듯 했으나 결국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의 불화 등 '신한사태'의 책임을 지고 불명예 퇴진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당시 금융계에선 나 전회장이 용퇴시기를 놓친 것이불명예 퇴진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2인자'였던 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의 돌연 사퇴로 하나금융 후계체제에 대한 'CEO리스크'가 부각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사실 김 회장은 론스타펀드의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검증 문제로 외환은행 인수 승인이 1년 넘게 지체되자 외환은행 인수를 마무리 지으면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측에도 사임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회장이 실제로 사퇴할지는 미지수다. 김 회장은 지난 27일 자신의 거취에 대해 "회추위에 후임에 대한 검토를 요청한 상태"라며 사임 의사를 표명했지만 구체적인 퇴임 시기에 대해서는 회추위의 결정에 맡겼다.
한편, 김 회장의 연임 여부와 함께 하나금융 후임 사장에 누가 선임될 것인지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정태 하나은행장의 거취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금융계는 만약 김승유 회장과 김종열 사장이 동반 사퇴할 경우 징검다리 회장이나 사장을 선임하고 실세 부행장급 인사들이 참모진으로 전진배치돼 후일을 도모하는 양상을 띨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보고 있다. 또한 이 경우 하나금융에 거센 세대교체 바람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