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해외점포 '하나' 아닌 '외환' 유지 촉구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승유)가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을 잠재우고 원만한 통합을 이끌기 위해 어떤 특단의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외환은행 내부적으로 경쟁력 보장을 위해 해외지점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 하나금융이 이를 수용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 측에 외환은행의 정체성과 경쟁력 보장을 위해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외환은행 일각에선 외환은행이 외국환(FX)이나 수출입 금융, 해외영업 부문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되더라도 해외법인의 명칭을 '하나'가 아닌 '외환'으로 그대로 유지할 것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화 업무를 주로 하는 해외지점의 경우 외환은행이 가진 독자적인 영역과 브랜드가치를 살리지 못할 경우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외환은행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외환은행 해외지점들은 외환로스앤젤레스파이낸셜, 캐나다외환은행, 외환은행(중국)유한공사 등 대부분 '외환'을 간판으로 내세우고 있다.
금융계 역시 '외환'이란 해외간판을 유지하는 것이 경쟁력 측면에서 보다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하나은행은 가계금융과 프라이빗 뱅킹(PB) 부문에선 강점을 보인 반면 기업금융이나 수출입금융 분야에선 상당한 취약점을 안고 있다.
이에 반해 외환은행은 미국, 캐나다, 호주, 독일, 중국 등에 다수의 해외법인을 거느리면서 국내 은행 가운데 외환부문 1위는 물론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가장 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하나금융 입장에선 외환은행 인수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꿈이었다. 외환은행이 가진 글로벌망을 이용하면 손쉽게 해외영업 활로를 개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이 가진 메인벨류를 잘 아는 하나금융도 해외지점 명칭 변경 문제를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의 해외지점 편입을 위한 금융당국 승인 절차에 착수, 이르면 이달 초 외환은행 인수 절차를 모두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를 마무리 짓는 대로 노조 측을 만나 통합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김승유 회장은 외환은행 노조 측과의 협상에 앞서 상당기간 투뱅크 체제 유지와 외환은행 직원에 대한 임금삭감 및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김승유 회장이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최근 하나금융 경영발전보상위원회에 사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차기 후계체제 구축과 외환은행 통합 문제의 향방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금융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