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재벌, 국외 자원개발 실적 '참패'..흑자 28% 불과

2012-02-02     유성용 기자

지난 4년간 굴지의 재벌들이 국외 자원개발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지만 대부분 적자를 내서 체면을 구긴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닷컴은 총수가 있는 자산 순위 30대 재벌의 계열회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국외 자원개발 법인이 78개(2011년 9월 말)에 달한다고 1일 밝혔다.

국외 자원개발 법인은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 말 50개사에 불과했지만 2009년 말 71개사로 급증했고, 2010년 말 사상 최다인 79개사를 기록했다.

그룹별로는 LG의 국외 자원개발 법인이 2008년 13개에서 지난해 9월 말 19개로 가장 많이 늘었다. 같은 기간 STX는 4개에서 9개로, 영풍은 1개에서 5개로, 삼성은 8개에서 11개로 관련 법인을 각각 늘렸다. 동양은 지난해 2곳을 새로 설립했다.

SK는 2008년 14개에서 2009년 26개로 크게 확대했다가 지난해 브라질 석유광구 3곳을 매각하는 등 사업을 축소했다. 작년 9월 말 현재 14개로 줄였다.

코오롱은 계열사인 코오롱아이넷을 통해 미국법인을 설립해 자원개발에 진출했다. 또 현대중공업 2개사, LS 2개사, GS 4개사로 각각 1개씩 늘렸다.

재벌들이 국외 자원 개발에 적극 나선 것은 정부의 지원과 독려 덕분으로 풀이된다.

국외 자원개발에 뛰어든 재벌은 실적 면에서 대체로 참패했다.

30대 재벌의 관련 법인 경영실적을 보면, 전체 78개사 가운데 2010년 흑자를 낸 곳은 22개사(28.2%)에 불과했다. 실적이 거나 적자를 기록한 곳이 훨씬 많았다.

한화는 7개 법인 중 1곳(14.3%)만 순이익을 내 성과가 가장 나빴다. 나머지 6개사 중 4개사는 실적이 ‘제로(0)’였다. 영풍 5개사 중 흑자를 낸 곳은 1개사(20.0%)에 그쳤다. 동양은 천연가스 개발업체 2곳 모두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삼성은 11개사 중 3개사(27.3%), GS는 4개사 중 1개사(25.0%), STX는 9개사 중 2개사(22.2%), SK는 14개 중 3개사(21.4%)만이 순익을 거뒀다. LG는 19개사 중 8개사(42.1%)가 순익을 냈고 LS는 소속 계열사 2곳이 모두 순익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