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예금깨는 사람 는다..은행수신 두달 연속 감소

은행 수신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경기가 심각하게 둔화하자 예금을 깨서 생활비 등으로 충당하거나 빚을 갚는 사례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ㆍ국민ㆍ신한ㆍ하나ㆍ기업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총수신은 지난해 말 779조995억원에서 지난달 말 769조5천415억원으로 한 달 새 9조5천580억원 줄었다.

항목별로 정기예금이 5조9천182억원 급감해 감소폭이 가장 컸고 요구불예금이 1조5천284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은 총수신이 5조원이나 증발했다. LG카드 우선주 상환자금 3조7천억원이 지난달 예금에서 빠져나간 것을 고려해도 수신이 1조3천억원이나 줄었다.

우리은행은 정기예금이 1조5천억원, 요구불예금이 1조3천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이 은행은 지난해 12월에도 총수신이 1조5천억원 가량 적어졌다.

기업은행도 지난달 총수신이 2조4천억원 가량 줄었다. 5대 은행 중 국민은행만 유일하게 수신이 늘었지만 증가액은 373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12월에도 은행 예금은 1조9천억원이 줄었다. 은행 수신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2월, 2009년 1월에 이어 3년 만이다. 당시에도 감소폭은 이번만큼 크지 않았다. 2008년 12월에 8천168억원, 2009년 1월 에 1조9천억원 각각 줄었다.

은행 수신 감소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대출과 실질소득 축소 여파로 분석된다. 정부의 '2011년 가계금융조사 결과'를 보면 가구소득 평균은 지난해 6.3% 늘었지만 대출액은 14.1% 급증했다. 대출 원리금 상환액은 무려 22.7%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