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의 달인' 조수인 사장, 이번엔 '디스플레이의 달인' 등극?
'D램의 달인'으로 불리며 삼성 반도체 신화를 일군 주역인 조수인 사장이 특유의 소통 행보로 이번에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MD는 작년 매출 6조6천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32.3% 늘어난 규모다. 전년도 매출성장률이 18.7%였던 것에 비춰 취임 첫 해 성장폭을 배 이상 키운 셈이다.
2010년 매출인 4조4천700억원은 조 사장 취임 1년도 되지 않은 3분기(4조2천791억원)에 이미 턱밑까지 따라 잡았다.
영업이익 역시 2010년 한 해 동안 2천472억원을 기록했지만 작년에는 3분기 누적으로만 4천973억원을 기록해 두 배 가량 뛰어 넘었다.
SMD의 눈부신 실적 성장세는 삼성전자의 연결실적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데 숨은 공신으로 한 몫 톡톡히했다.
SMD의 실적 호조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각종 스마트 기기의 디스플레이로 채용되며 업황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올해 전망도 밝다. 최근 삼성전자가 'CES 2012'에서 선보였던 OLET TV가 하반기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어서 SMD의 매출은 더욱 가파르게 치고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SMD의 가파른 성장세가 업황 호조라는 운으로만 이뤄지진 않았다. 조 사장의 소통경영이 큰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SMD는 2008년 9월 설립돼 이제 5년차에 불과한 신생 회사로 CEO의 역량에 따라 실적이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0년 말 대표직에 선임된 조 사장은 취임식도 미룬 채 현장경영에 나서 주목을 끌었다. 직원들과의 잦은 대면도 빠트리지 않았다.
임직원들 사이에서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소통주' 역시 조 사장의 작품이다. 소주잔에 막걸리를 부어 "소주잔이 투명해 술의 양을 훤히 볼 수 있듯 소통도 서로의 마음을 투명하게 열어야 가능하다"라는 조 사장의 일성에 서먹하던 분위기가 금새 풀렸던 사건은 유명한 일화로 전해진다.
이후 조 사장은 1주일에 2회 이상 말단 사원부터 부장급까지 현장미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그는 작년 3월부터 장비, 부품 등 기술적 문제와 현장의 고충을 직접 듣기 위해 매달 2~3곳의 협력사를 방문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는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동반성장 데이' 프로그램에 따른 것으로 조 사장이 주도한 아이디어라고 한다.
올해 신년사에서 조 사장은 "더 열심히, 창의적으로 일하자"며 별다른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 이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매년 역사를 새로 쓸 것이며 그 현장에 여러분들과 함께 있었음을 자랑스러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넘치는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조수인 사장은 1979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1994년 D램 설계팀장을 맡아 미세 공정에 대한 기술적 기반을 마련하는 등 약 30년간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 종사한 '달인'이다.
삼성전자 D램 엔지니어 겸 전략가로 인정받은 그는 2010년 12월 그룹이 차세대 먹거리로 삼은 AMOLED 사업의 책임자로 발령받았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