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살수있다 '군대 안가는 법'

2007-08-02     뉴스관리자
인천경찰청에 적발된 병역 비리 사건은 물리적 시술이나 약물 투입 없이 간단한 동작만으로 고혈압 환자로 위장, 징병을 피할 수 있다는 데서 충격적이다.

연예인들의 병역 비리가 잇따라 터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병역기피 수법은 전례없는 신종 수법이어서 관계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오모(26.무직)씨는 2003년 8월 신장질환 치료를 앞두고 혈압을 측정하던 중 신체 특정 부위에 힘을 주면 순간적으로 혈압이 올라간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다.

현역 입영대상자였던 오씨는 이를 악용, 신체검사때 혈압을 일부러 높여 `본태성 고혈압' 환자 판정을 받고 공익근무 요원으로 복무했다.

오씨는 이후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군 면제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라는 질문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점에 착안, 자신의 비법(?)을 여러 사람들에게 전수해 주기로 마음을 굳히고 본격적인 범행을 시작했다.

오씨는 질문을 올린 네티즌에 메일을 보내 직접 만난 뒤 1인당 200만∼300만원씩 받고 혈압을 높이는 방법을 알려줬다.

그는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혈압계까지 준비, 직접 시연을 통해 평소 혈압보다 30∼40mmHg 높게 측정되는 장면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오씨에게 이 수법을 배운 사람은 경찰에 확인된 것만 지금까지 12명.

현역 입영대상자였던 이들은 병무청 지정병원에서 이 수법을 통해 본태성 고혈압 환자로 진단서를 발급받은 뒤 이를 병무청에 제출했으며 병무청 재검에서도 같은 수법으로 현역 판정을 피해갔다.

12명 중 10명은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할 수 있는 4급 판정을 받았고 2명은 면제까지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법에 따르면 최고혈압이 160mmHg미만일 경우에는 현역, 160∼179mmHg는 공익근무요원, 180mmHg 이상은 면제 처분을 받는다.

오씨가 터득한 수법은 외관상으로는 전혀 의심스러운 동작이 없기 때문에 병원 관계자나 신체검사 담당자들도 감쪽같이 속았다.

인천경찰청 수사관이 병무청 직원, 간호사와 함께 피의자들에게 이 수법을 시연토록 한 결과 모두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혀를 내 둘렀다.

오씨는 우연히 알게 된 기상천외한 수법을 돈을 받고 팔아 결국 병역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오씨에게 돈을 주고 수법을 배운 이들 역시 경찰이 병무청에 명단을 통보할 예정이어서 현역 입대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경찰은 2004년 이후 본태성 고혈압 판정을 받은 피검자들이 인천과 경기도에만 372명, 전국적으로 는 수천여명에 달한 것으로 확인, 이른 시일안에 병무청으로 부터 이들 명단을 넘겨 받아 유사한 방법으로 병역을 피해간 사례가 더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