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제약 이성우사장 '불통 경영'으로 게보린 아성 와르르

2012-02-07     조영곤 기자

이성우(사진) 삼진제약 사장의 ‘불통 경영’으로 게보린 아성이 무너졌다.

작년 3분기 누적매출 기준으로, 부동의 1위 자리를 타이레놀에 내줬다. 3위 펜잘Q의 추격도 매서워, 2위 자리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6일 IMS데이터 등 제약 전문 리서치 조사기관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누적 매출 기준 진통제부문에서 한국존슨앤존슨의 타이레놀이 1위에 올랐다. 타이레놀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05억원, 2위로 주저앉은 게보린은 86억원, 3위는 종근당 ‘펜잘Q’는 36억원의 매출로 3위를 달성했다.

제약업계는 게보린의 추락과 관련, 2년여 동안 계속된 IPA(이소프로필안티피린) 성분 안전성 논란과 화수분처럼 쏟아져 나온 후유증 사례에도 묵묵히 ‘불통 경영’을 이어왔던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IPA는 혈액질환이나 의식장애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성분으로 지난 2009년부터 안전성 논란에  휩싸여 왔다. 종근당과 동아제약(암씨롱)은 IPA 성분을 뺀 리뉴얼 제품을 내놓았지만 삼진제약은 안전하다고 주장하며 시장과 타협하지 않았다.


더우기 게보린은 청소년들이 다이어트약으로 남용되고 있는 사실이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데도 걸그룹을 동원한 매스콤 광고를 제작했다가 여론의 화살을 맞고 내리는 악수를 두기도 했다. 

이성우 사장의  불통 경영이 악재를 스스로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체 관계자는 “삼진제약의 소비자 '무시'가 게보린 침몰의 가장 큰 원인이다. IPA 성분의 안전성과 각종 후유증 논란이  2년여간 지속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부정적인 인식이 높아지고 실적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으로 보여진다.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32년만의 리뉴얼 ‘게보린에스’는 꼼수?

삼진제약은 앞으로는 IPA 성분의 안전성을 주장하면서 뒤로는 IPA 성분을 뺀 새로운 게보린 출시를 준비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삼진제약은 지난해 12월 22일 IPA 성분을 빼고, 비타민C를 넣은 ‘게보린에스’를 일반의약품으로 허가 받았다. 출시일정은 미정이다.

제약업계는  삼진제약이 두가지 노림수를 갖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선  오는 3월말로 예정된 IPA 성분의 안전성 입증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후폭풍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짙다는 것.

둘째는 안전성 논란으로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대표상품의 회생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

삼진제약은 현재 한국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에 의뢰해 게보린에 함유된 IPA 성분의 안전성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식약청에는 오는 3월말까지 안전성을 입증한 자료를 제출키로 돼 있다.

한편 삼진제약 관계자는 “게보린에스 식약청 허가는 매출 하락 또는 IPA 성분 안전성 입증이 실패로 돌아갈 것을 대비한 것 아니라, 기존 단일 제품체제에 변화를 준 마케팅 측면이 강하다”며 “IPA 성분 위해성 논란과 관련해서도 3월말까지 안전성 입증을 자신한다”고 말했다.(사진=연합뉴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영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