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경찰관,살생부 들고 다니며 흉기 휘둘러
2007-08-04 뉴스관리자
경찰에 따르면 임씨는 지난달 10일 채무자의 사위 최모(39)씨를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에 있는 최씨 자택에서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최씨의 아내(36)에게도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임씨는 또 같은날 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사는 또 다른 채무자 유모(46)씨를 찾아가 수 차례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씨는 10여년 전부터 사채업을 하는 아내를 도와 채무자들을 찾아가 빚 독촉을 하는 역할을 맡았으나 빌려준 돈을 제때 받아내지 못해 결국 가산을 탕진했으며 이 때문에 아내와 불화를 빚다 올해 초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채무자들이 빚을 갚지 않는 바람에 자신의 가정이 파탄에 이르게 됐다고 여겨 채무자인 장모를 숨겨준 최씨 등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임씨는 "30년 경찰 생활 끝에 마련한 집까지 팔아 아내의 사채업에 보탰는데 채무자들이 4억5천만원이라는 큰 돈을 갚지 않아 앙심을 품게 됐다. 이들을 살해하고 자수하거나 자살할 생각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있는 임씨의 전셋방에서 최씨 장모를 비롯한 채무자 13명의 이름, 주소, 채무액이 인쇄된 종이를 발견, 서울과 경기 일대에 살고 있는 이들의 신변을 보호해왔다.
임씨는 범행 뒤 숙박업소 등을 전전하며 은신해 왔으나 임씨의 행적을 추적해 온 방배서는 3일 오후 10시25분께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역 앞 숙박업소에서 임씨를 검거했다.
임씨는 2001년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경사로 정년퇴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 당일 벌인 1차조사에서 임씨가 모든 혐의를 인정했으며 오늘 추가 조사를 하거나 수사본부가 차려진 경기도 광명경찰서로 신병을 인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