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회장, 코웨이 버리고 품은 태양광 꿈 이룰까?
알짜 '캐시카우' 웅진코웨이를 매각하면서까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집중하고 있는 태양광 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윤회장은 글로벌 톱3 태양광기업 도약을 선언하며 알짜 계열사 웅진코웨이 매각이란 파격적인 승부수를 띄웠다.
최대 1조원으로 예상되는 코웨이 매각대금은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의 차입금 8천여억원을 일시에 해소 시킬 수 있다.
문제는 고만고만한 중소 중견기업들과 경쟁에서 렌털 방식으로 사업선점 효과를 크게 누렸던 웅진이 대기업들의 미래 격전장으로 예고되는 태양광 시장에서도 우월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있느냐는 것.
웅진이 주력하고 있는 태양광사업 분야는 폴리실리콘과 잉곳․페이퍼사업.
폴리실리콘의 경우 2010년 국내 최초로 사업에 진출한 OCI와 경쟁하게 된다. OCI는 현재 2만7천톤의 생산능력으로 미국의 헴록에 이어 전 세계 시장점유율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해 1조6천억원을 투자해 생산규모를 6만2천톤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잉곳․웨이퍼 분야에서도 OCI의 계열사인 넥솔론과 오성엘에스티 등과 맞서게 된다. 두 회사는 올해 업황을 살펴 투자 계획을 세울 것으로 전해졌다. 기술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웅진에너지는 길이 2m 잉곳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잉곳 그로어도 국산으로 대체해 설비투자비 20%를 절감키도 했다. 웨이퍼 부문에서 차세대 기술로 불리는 '다이아몬드 와이어 쏘잉'도 양산 완성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자금이다. 웅진폴리실리콘은 현재 연산 5천톤 규모의 고순도 폴리실리콘 생산량을 7천톤으로 확대하고, 오는 2015년까지 4만톤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OCI의 투자규모에 비춰 1조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규모의 경제 형성을 위해서도 웅진그룹은 현재 보다 적어도 2~3배가량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 실제로 웅진에너지는 2014년까지 생산설비 증설을 위해 5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코웨이 매각으로 당장의 유동성은 숨통이 틀지 모르나 캐시카우의 부재로 향후 웅진의 현금창출 능력에는 의문부호가 들 수밖에 없다.
캐시카우 양대 축으로 불리던 웅진씽크빅의 실적도 크게 저조하다.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2% 급감한 346억원에 불과하다. 그룹 전체의 현금성 자산은 2천억원을 갓 넘기는 수준이다.
게다가 태양광사업은 업황 부진을 겪고 있어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기도 힘들다.
현재 태양광사업을 맡고 있는 웅진에너지와 웅진폴리실리콘은 모두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웅진에너지는 작년 3분기 60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 중이다. 웅진폴리실리콘의 경우 설립 첫해 46억원에서 2010에는 82억원으로 해마다 손실 규모를 늘리고 있다.
강성부 동양증권 연구원은 "태양광사업의 전반적인 업황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웅진그룹의 이번 사업구조조정안의 성공을 장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성장 동력을 키우기 위한 또 다른 차입이 필요하고 자칫 그룹 전체가 더 큰 유동성 위기에 몰릴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소리다.
한편, 전 세계 녹색시장은 지난 2007년 1조4천억 달러에서 오는 2020년 3조1천억 달러로 연평균 8.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시장은 2천억 달러에서 1조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수기 등 환경가전사업에서의 성장 한계를 느낀 윤석금 회장이 돈이 될 때 코웨이를 매각해 미래성장의 밑거름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 등 대기업의 시장 진출 역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웅진이 사업 포트폴리오 새 판을 짠 만큼 미래 먹거리 싸움에서 뒤지지 않기 위한 발 빠른 대응 차원에서의 코웨이 매각은 바람직한 선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자금으로, 대기업들의 막대한 투자 역풍을 견디고 사업을 키울 체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