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회장, 명예는 잃고 돈은 얻고
작년 공금 횡령혐의로 검찰수사를 받는 등 불명예스러운 한해를 보낸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주머니는 두둑하게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최태원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그룹지주회사 SK C&C는 1천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작년 155억7천만원보다 23.2% 늘어난 202억5천만원의 두둑한 배당금을 챙기게 됐다. 작년 SK C&C는 700원을 배당했다. 2009년과 2008년에는 330원과 280원씩을 각각 배당했다.
최 회장은 SK C&C 주식 2천25만주(40.5%)를 보유하며 SK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SK그룹은 SK C&C→SK→SK텔레콤 등의 지배구조를 이루고 있다.
배당금 외에 주가 상승에 따른 지분평가액으로는 더 큰 재미를 봤다. 올 초 8만7천원에 거래되던 SK C&C 주가는 현재 28.7% 크게 오른 12만2천원(8일 종가 기준)에 거래되고 있다.
최 회장의 지분평가액은 1조7천617억원에서 2조4천705억원으로 무려 7천87억원이 불어난 셈이다.
SK C&C는 작년 연결기준 매출 1조7천17억원, 영업이익 1천731억원, 순이익 4천5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1.5%, 26.6%, 40.5% 늘어난 수치다.
실질적 지주회사 외에 SK그룹 주요 계열사들도 저마다 매출이 늘어난 실적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SK이노베이션은 전년 보다 27.3%와 50.6% 크게 늘어난 매출 68조3천754억원 영업이익 2조8천488억원을 기록했다.
SK가스도 10.6%와 35.6% 늘어난 5조4천702억원과 1천505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렸다.
SK텔레콤 역시 2.2% 소폭 늘어난 15조9천44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요금인하와 설비투자에 따라 영업이익은 6.3% 감소했다. SK브로드밴드는 영업이익이 778억원으로 무려 467.3% 크게 늘었다.
이에따라 지주회사인 SK도 매출 7천727억원 영업이익 5천76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8.6%와 74.6% 급성장했다.
주요 계열사들의 견고한 실적을 등에 업은 최 회장은 올해를 '글로벌 성장의 원년'으로 삼고 연간 19조원이라는 사상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을 세우는 등 광폭행보를 이어갈 방침이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작년 SK그룹 계열사 자금을 빼돌려 개인 선물 및 옵션 투자에 800억원을 사용한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되는등 시련을 겪었다.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구속됐다.
현재 최 회장 형제는 지난 2일부터 시작된 재판에서 횡령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지만, 이미 SK그룹을 이끄는 총수로서의 이미지에는 지울 수 없는 금이 갔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