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스마트TV 접속 제한, 야심은 따로 있다?
스마트TV 인터넷 접속 차단이란 초강수로 삼성전자(회장 이건희)와 대립각을 세운 KT(회장 이석채)의 속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관련 업계는 KT의 이번 접속 제한 조치가 사실상 삼성전자와의 힘겨루기로 향후 통신사와 제조사 간 스마트TV 사업에 대한 치열한 주도권 경쟁의 시작을 알리는 총성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더 나아가 KT가 스마트TV도 휴대폰 단말기처럼 자사를 통해 유통하고자 하는 야심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통신 사업자를 통한 TV세트 유통이 해외에서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7일 캐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대 통신사인 로저스텔레콤과 벨캐나다의 모회사인 BCE가 애플 iTV의 제휴 파트너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이미 자신들의 연구소에서 이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이와함께 유럽 등 글로벌 통신사들도 구글에 망 대가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디오, 동영상 등 과다트래픽에 따른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전 세계 통신 사업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소리다.
KT 역시 이번 인터넷 접속 제한 조치로 작년 상반기부터 주장해온 스마트TV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가전업체들의 투자비용 분담에 더욱 힘을 실었다.
KT는 작년 9월 '통신 사업자가 바라본 스마트TV'라는 보고서를 발행하며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네트워크 및 법적 이슈에 대한 정리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었다.
LG전자의 경우 이미 KT와 협상을 진행 중이나 세부 사항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으로 확인됐다.
협상이 구체화됨에 따라 KT가 스마트TV 유통에 대한 욕심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아직 협상이 진행되지 않았기에 구체적으로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면서도 "통신업자 측에서 가능하다고 판단된다면 휴대폰 단말기처럼 스마트TV 유통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소비자 누구나 차별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망 중립성 원칙에 위배되며, 더욱이 스마트TV 데이터 사용이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라고 공식입장을 즉각 발표하며 KT와 힘겨루기에 나섰다.
앞서 9일 KT는 다수의 인터넷 이용자 보호 및 시장질서 왜곡 방지를 위해 인터넷망을 무단 사용하는 스마트TV에 대한 접속제한 조치를 10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스마트TV는 PC와 달리 HD, 3D급 대용량 고화질 트래픽을 장시간 송출시키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단말로 평상시 IPTV 보다 5~15배, 실시간 방송 중계 시에는 수백배 이상의 트래픽을 유발해 통신망 블랙아웃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