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사상최대 실적+고배당 잔치 '가시방석'

2012-02-10     윤주애 기자

정유업계가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고배당잔치가 예상되고 있다. '100원 할인'에 대해 앓던 소리를 해온 엄살이 세간의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됐다.

1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을 제외하고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정유3사의 배당금이 지난해보다 껑충 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외국기업이 최대주주 또는 2대주주로 있는 S-Oil과 GS칼텍스의 고배당잔치가 예상되고 있다.

S-Oil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회사인 사우디아람코가 35%, 한진그룹의 한진에너지가 28.4%, 국민연금공단이 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주주 가운데 소액주주는 30%대에 달한다.

아람코는 불황기에도 배당수익을 두둑히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람코는 2008년 약 2천억원, 2009년 540억원, 2010년 1천억원의 배당금을 지급받아 그 규모가 총 3천540억원에 달했다. 증권가에서는 S-Oil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이달 중순께 배당금을 공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S-Oil은 지난해 1조2천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렸다. 2010년 7천100억원에서 무려 70%나 증가한 것. S-Oil은 2010년 3천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해 배당성향이 41%에 달했다. 같은 배당성향을 적용할 경우 올해 배당금은 지난해보다 2천억원 늘어난 5천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1조2천400억원을 달성했다.  2010년 8천600억원에서 43%나 급등했다. 이에 따라 올해 배당금 총액도 늘어날 전망이다.
GS칼텍스는 2009년 순이익 6천500억원에서 2010년 8천600억원으로 32% 늘어나면서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7천700원에서 1만3천300원으로 73% 높였다. 이를 감안할 때 올해 배당금 총액은 지난해(3천500억원)보다 80% 늘어난  5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GS칼텍스는 미국의 정유사 쉐브론그룹과 GS가 50대50으로 합작한 회사다. 이 회사는 2009년 당기순이익 6천500억원 중 2천억원(배당성향 30.6%)을, 2010년 8천600억원의 순이익 중 3천500억원(40.1%)을 배당금으로 책정했다.

이에 따라 쉐브론 그룹이 지급받은 배당금 규모가 2007년 630억원, 2009년 1천억원, 2010년 1천730억원으로 늘어났다. 최근 3년간 총 3천360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3천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져 2010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배당금이 지급될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010년 8월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IPIC)에서 현대중공업으로 대주주가 바뀌었다. 현대중공업이 보통주 91.13%, 우선주 7.04%를 보유해 현대오일뱅크의 최대주주다. 현대오일뱅크는 IPIC경영체제였던 2009년 순이익 2천200억원 중 831억원의 현금배당(배당성향 37.4%)을 집행했다.  2010년 3천억원의 순이익 중 70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 배당성향이 22.9%로 높은 수준이었다.

이와 달리 정유업계 맏형인 SK이노베이션은 배당금 총액이 반토막 났다.

SK이노베이션은 2010년 1조2천억원 순이익의 16%인 2천억원 가량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그러나 지난해 순이익이 2010년보다 163% 증가한 3조2천억원에 달했지만 배당금으로는  8.2%(2천600억원)만 책정했다.

배당성향이 2008년 22%, 2009년 28.2%였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크게 낮아졌다. SK이노베이션의  소액주주 비중은 50%를 넘는다.

결과적으로 정유업계는 지난해 2분기 한시적으로 기름값 100원 할인 서비스에 앓는 소리를 했던 것과 달리 최대 실적 달성에 화려한 고배당잔치를 펼치게 된 셈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 고공행진으로  정제이윤이 올랐고, 영업이익률이 높은 윤활기유 사업을 늘려 실적이 나아진 것일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증권가에서는 "정유사들의 지난해 실적은 하반기 시황악화로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상반기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배당에서도 예년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며 "최근 몇 년간 배당을 늘려가고 있는 GS칼텍스와 S-Oil의 배당규모가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