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포로학대' 폭로자 모진 고통
2007-08-06 뉴스관리자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발생한 포로학대 사건을 최초로 폭로한 조지프 다비 전 미군 부사관은 6일 영국 BBC 라디오 '채널 4'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2004년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본 사진들을 보고 충격에 휩싸였다. 벌거벗은 사람들로 피라미드 모양을 쌓은 사진을 보고 처음에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이들이 이라크 출신 포로인지도 몰랐고, 군인들이 가끔 실없는 장난을 치곤했기 때문이다.
포로들의 옷을 벗긴 뒤 '인간 피라미드'를 만들어놓고 그 앞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는 여성인 린다 잉글랜드 이병에서부터 숨진 이라크 포로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찰스 그래너 상병까지 사진을 보면 볼수록 잔혹스런 장난의 대상이 누구인지를 그는 또렷이 느끼게 됐다.
그는 잘못된 일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폭로'라는 행동으로 옮겨지기까지는 3주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마침내 그는 이 같은 사실을 외부에 알려야 한다고 결심했으며 익명을 조건으로 이를 폭로했다.
그는 당시 "사진에 있는 그들 뿐만아니라 다른 군인들로부터 받을 앙갚음이 두려웠다"고 회고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예상대로 그 후폭풍은 컸다. 가해자들과는 100m도 안되는 거리에서 함께 잠을 잤는데 언제든지 그들이 해칠 수도 있다는 룸메이트의 경고 등에 따른 걱정으로 밤에 제대로 잠을 잘 수도 없었다. 그들이 기소돼 병영을 떠날 때까지 불안의 나날은 계속됐다.
하지만 군에서만 고통을 겪은 건 아니다. 정작, '진짜 고통'은 전역 후 고향으로 돌아간 뒤부터 시작됐다. 고향 사람들은 그를 '배신자'로 낙인찍었다. 이후 그의 아내는 다른 지역에 사는 언니 집으로 옮겨야했고, 그 자신도 고향을 떠나 이사를 가고 직장도 새로 구해야했다.
그는 또 아부 그라이브에서 자행된 포로학대가 개인에 의해서가 아니고 조직적인 차원에서 저질러졌다는 일각의 주장과 관련, "포로학대는 단순히 우발적으로 벌어진 사건이 아니며 각본에 따른 (계획적인)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행동이 "군인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자신을 '영웅'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다비 전 부사관은 이듬해인 2005년도 존 F.케네디 '용감한 사람들' 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존 F.케네디 전 대통령의 저서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결과를 생각지 않고 용기있는 양심의 결정을 내린 공인을 해마다 선정, 수상한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