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日서 고작 60대 판매...극명한 대조

2007-08-07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현대자동차의 일본시장 판매량이 지난달 고작 60대에 그쳐 올해 최악의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반면, 현대차의 라이벌인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의 국내 판매는 꾸준히 증가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9일 일본 수입차판매협회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 7월 일본시장 판매량은 60대로 올 들어 가장 낮은 월별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일본시장 판매는 지난 1월 153대를 기록한 이후 2월 76대, 3월 199대, 4월 95대, 5월 180대, 6월 222대 등으로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여왔지만 7월 들어 기세가 크게 꺾였다. 이에 따라 1~7월의 누적 판매대수는 985대로 전년 동기 1135대에 비해 23.2%나 줄어들었다.


현대차는 일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클릭, 아반테, 쏘나타, 그랜저, 투스카니, 투산 등 다양한 모델을 투입하고 특별보증제도도 시행 중이다. 또 지난해 말부터 일본 종합상사인 이토추와 제휴, LPG(액화석유가스) 엔진을 탑재한 그랜저TG를 판매해 오고 있다. 그러나 빈약한 브랜드 이미지와 일본시장 특유의 보수성, 게다가 엔저로 인한 경쟁력 약화 등으로 일본시장의 높은 벽을 뚫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 승용차시장의 경우 경차와 소형차의 비중이 70%가 넘는데 이 같은 차종에 대한 자체 경쟁력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시장에서 일본차는 독주체제를 굳혔다. 혼다가 수입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도요타 렉서스와 닛산도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올 1~7월 수입차 브랜드별 판매현황을 살펴보면 혼다가 4136대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BMW(4132대), 렉서스(4111대), 메르세데스-벤츠(3242대), 아우디(2971대), 크라이슬러(2186대), 폴크스바겐(2091대), 닛산 인피니티(1550대)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판매량 6위에 그쳤던 혼다는 올 들어 1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3000만원대 초반 가격으로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SUV ‘CR-V’가 국산차 수요층을 상당부분 흡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닛산의 인피니티도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도요타 렉서스는 여전히 상위권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일본시장을 뚫으려면 브랜드 이미지 강화, 고객 만족도 향상 등에 힘써야 한다”며 “현대차가 독점적 상황에 안주한다면 국내에서도 일본 차의 공세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서 기자(py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