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삼성 '스마트TV' 싸움에 소비자들 울컥
양사 갈등 장기화로 서비스 중단 피해 부담은 모두 소비자 몫
소비자를 볼모로한 통신 대기업들의 힘겨루기 싸움에 애꿎은 소비자들만 피해를 겪고 있다.
인터넷망 이용댓가를 두고 첨예함 갈등을 빚어온 삼성전자와 KT는 결국 지난 10일 협상테이블을 벗어나 '스마트TV에 대한 인터넷 접속제한'이라는 초유의 충격을 던졌다. 방송통신위원회까지 나섰지만 합의점을 찾기는 커녕 논쟁은 장기화될 모양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경 케이블업체와 공중파 방송사가 요금을 두고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해 급기야 HD방송 송출을 중단하는 파행을 겪은지 불과 몇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다시 불거진 유사한 형태의 갈등에 소비자들의 눈총이 따갑다.
결국 그 과정에서 빚어지는 '인터넷 서비스 및 시청권 제한'의 불편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이기 때문. 제 값주고 스마트 TV를 구매하고 통신사에 인터넷 요금도 꼬박꼬박 지불하면서 정작 제대로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채 양 사의 처분만 목을 빼고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아직도 기업들의 이익 싸움에 소비자들을 볼모로 이용하고 있는 행태가 분노스럽기까지 하다. 소비자들의 대대적인 불매운동으로 나서야 정신을 차릴런지..."라며 한탄했다.
◆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14일 경기도 화성시 능동에 사는 김 모(남)씨는 이번 삼성전자와 KT의 갈등에 대해 거세게 비난했다.
김 씨는 최근 삼성과 KT의 인터넷 망 이용을 놓고 벌이는 힘 겨루기로 인해 스마트 TV의 어플리케이션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통신사로 변경하기 위해 KT 측으로 인터넷서비스 해지를 요청했다. 하지만 KT 측은 '해지 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위약금을 안내했다고.
김 씨는 "정상적인 서비스를 받지 못해 해지를 하고자 하는데 왜 내가 위약금 내야 하나? 삼성전자와 KT가 어떤 이유를 두고 갈등을 하던 그건 내 알 바 아니다. 서비스를 해주던지 위약금 없이 계약해지를 해달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차후에 더 큰 소비자 불만이 발생하게 될 경우를 대비한 사전 조치라는 점을 양해 바란다"고 짧게 답했다.
삼성전자 역시 "이용자들의 피해를 취소화 하기 위해 가처분 신청등 적극적인 조치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 씨는 "양 사 모두 이것이 '소비자를 위한 일'이라니...얼토당토않은 입바른 소리에 신물이 난다"며 기막혀했다.
◆ 온라인상에도 갑론을박..."소비자가 봉?"
KT는 10일부터 인터넷망을 무단 사용하는 삼성전자의 스마트TV에 대한 인터넷 접속제한 조치를 내렸다.
스마트TV를 통한 인터넷망 무단사용이 확대되고 있어 통신망 블랙아웃(Blackout)이 발생할 수 있고 그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될 다수 인터넷 이용자를 보호하고 시장 질서를 왜곡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것.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곧바로 KT의 스마트TV 인터넷 접속 제한을 거둬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데 이어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조치를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스마트TV 트래픽'에 대한 양 측의 공방이 거듭되며 좀처럼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소비자들 역시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과 포털사이트의 게시판 등을 통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망 투자 설치비용 다 인터넷회사가 부담했는데 스마트티비 회사는 무임승차 하는 것"(두통****), "고객이 돈 내고 인터넷망 사용하는데 그 접속을 컴퓨터로 하느냐 TV로 하느냐의 차이일 뿐"(str***) 라며 양 측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했다.
닉네임 '에잇*'을 사용 중인 네티즌은 "스마트TV 요금제를 만들어 사용하는 만큼 요금을 내는 게 맞다. 지금보다 스마트TV 이용자가 많아질 경우 같은 요금을 내고 인터넷만 쓰는 라이트유저에게 피해를 간다는 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며 해결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견은 대기업들의 이런 싸움이 지극히 이기적인 처사라는 점에 몰린다.
닉네임 'MI**'는 "정말 대기업 싸움에 괜한 소비자들만 불편을 겪고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은 업체간에 조율해서 처리해야 할 문제지 사용제한 등의 횡포는 부당하다"며 조속한 해결을 기대했다.
'WHITE PEA**' 역시 "지금 당장 기업에 유리한 조건으로 합의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우선 서비스를 재개한 후 조율을 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 동네 애들 싸움도 아니고 이게 무슨 짓이냐"고 지적했다.
닉네임 'ICE W***'은 "비싼 스마트 TV 샀더니 졸지에 '민폐TV'가 됐다. 역시나 국내 굴지의 기업들에게는 소비자가 봉인 모양"이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