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게보린 IPA 성분 안전성 입증 3월말 어렵다
식약청 판매중지 혹은 연구연장 ‘딜레마’…졸속행정 비판여론도 비등
제약시장의 뜨거운 감자 ‘게보린’의 IPA(이소프로필안티피린) 안전성 연구가 마감기한인 3월말 종료가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IPA성분 안전성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신상아 사무국장은 15일 "3월말까지 문헌 및 데이터 조사 등 1단계 연구가 종료된다. 2단계 환자대조군시험은 3월말 이후 진행할 예정”이라며 “가장 핵심인 환자대조군시험은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식약청은 3월말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정확한 유해성 판단을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학회측은 3월 중순 경 공청회를 열고, 문헌고찰과 데이터조사를 통해 얻어진 IPA 성분 유해성 여부에 대한 자료가 시장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만약 1단계 조사결과만을 가지고 IPA 성분의 안전성 연구가 종료된다면 학회 역시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식약청은 이미 지난 2009년 문헌과 데이터 조사를 실시해 ‘15세미만 판매금지’, ‘장기복용금지’ 등의 조치를 취했다.
당시 학회는 약물유해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문헌고찰 △각종 임상시험 △환자대조군 연구 등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식약청의 졸속행정을 비판했다.
IPA 성분 안전성 입증과 관련, 핵심 당사자 가운데 하나인 식약청 역시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특히 3월말까지 안전성 입증 자료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판매 중지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터라, 연구기한 연장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식약청 의약품안전정보팀 오정원 사무관은 “만약 3월말까지 안전성에 대한 입증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 판매 중지를 검토할 것”이라며 “아직 세부보고를 받지 못했지만 연장을 요청한다면 안전성 확보를 위해 검토해 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한편, 식약청은 2009년 자체 조사를 통해 IPA 성분이 안전하다고 평가했지만 사회 전 분야에서 유해성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해 1월 12일 삼진제약, 바이엘코리아 등 해당 제약사에 올 3월말까지 기업이 직접 안전성을 입증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삼진제약 등은 국내 유일의 약물유해성 연구기관인 한국약물역학관리학회에 연구를 의뢰했다.
삼진제약, 게보린에스 3월말 전격 출시?
다이어트제 오남용, 재생불량성 빈혈 등 혈액관련 부작용 논란으로 해열진통제 시장 부동의 1위 자리를 타이레놀에게 빼앗긴 삼진제약에게 IPA 성분 안전성 연구 연장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삼진제약 입장에서는 예정대로 3월말 연구가 종료되고, 식약청에서 “IPA 성분은 안전하다”는 발표를 이끌어내는 것이 최상이다. 하지만 학회가 연구 연장을 요청하고, 식약청이 이를 수용하면 삼진제약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부정적 여론으로 인해 매출 감소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구 기한의 연장은 국민 시각이 유해로 굳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보린의 매출 급락은 불을 보듯 뻔한 일.
이에 따라 삼진제약이 비장의 카드로 준비한 ‘게보린에스(2011년 12월 22일 일반의약품 허가)’의 출시 일정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게보린에스는 IPA성분을 뺀 게보린 신제품이다. 14일 현재까지 출시일정은 미정이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IPA 성분 안전성 연구가 3월말에서 최소 1년 이상 연장된다면 삼진제약의 타격은 상당할 것”이라며 “게보린으로 촉발된 부정적 인식이 도미노현상을 일으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게보린에스’의 4월 전격 출시도 예상 가능하다”고 관측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영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