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삼성가 25년 묵은 상속분쟁, 삼성-CJ 앙금 깊어질까?

2012-02-15     임수영 기자
범삼성가에 때 아닌 상속 분쟁으로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삼성그룹 창업자  故 이병철 회장의 장남 이맹희 씨가 동생인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차명 재산 반환 청구 소송을 낸 것.

선대 회장 사후 25년만에 벌어진 범삼성가의 재산 분쟁에 세간의 관심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소송 제기로 삼성과 CJ의 묵은 ‘앙금’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이맹희 씨는 CJ 이재현 회장의 부친이다.

또 이번 소송으로 사촌지간인 CJ그룹 이재현 회장과 삼성전자 이재용 사장 사이에도 묘한 긴장감이 형성될 것으로 보여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이맹희씨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게 상속재산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요지는 선대회장의 차명 재산을 이건희 회장이 다른 상속인들에게 알리지 않고 단독 명의로 변경했다는 것.

이맹희 씨는 한 때 삼성전자 부사장 등을 맡으며 삼성을 이끌어 나갈 인물로 낙점돼왔다. 그러나 아버지인 고 이병철 회장의 눈 밖에 나며 동생인 이건희 회장에게 밀려났다.

밀려난 이맹희 씨는 이후 제일제당 관련 기업들을 물려받았고, 지난 1993년 삼성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하며 CJ로 회사 명칭을 바꿨다.

삼성으로부터 ‘분가’한 이후 사그라질 것 같던 형제간의 앙금은 조카-삼촌간의 앙금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6월 CJ는 대한통운 인수에 큰 관심을 보이며 입찰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삼성이 계열사인 삼성SDS를 내세워 입찰전에 뛰어들었고, 예상치 못한 삼성의 참여에 CJ는 거센 비난을 퍼부었다. 결국 CJ가 대한통운 인수에 성공했지만 인수과정에서 벌어진 앙금은 여전히 완전 식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겨우 사그러질 것 같던 삼성-CJ 간 갈등의 골이 이번 소송 건으로 다시 부각될 지 우려하고 있다. 이맹희-이건희 회장 형제간에 시작된  앙금이 아들인 CJ 이재현 회장-삼성 이재용 사장까지 이어질지도 우려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에 대해 CJ와 삼성은 ‘확대 해석’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CJ 관계자는 “삼성과 관계가 나빠져서 좋을 일이 뭐가 있겠냐”며 “원만히 해결되도록 포괄적인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덧붙여 “이번 소송 건은 이맹희 씨 개인이 진행한 것으로 CJ그룹 차원 및 이재현 회장 개인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