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의 새로운 낙하산 '꼼수'에 여론 냉담

2012-02-15     임민희 기자

저축은행 부실․비리 사태로 홍역을 치렀던 금융감독원(원장 권혁세)이 금융회사 감사자리 대신 민간 금융협회 등으로 새로운 낙하산 처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이와관련,일각에서는 저축은행 등 민간 금융회사의 감사와 사외이사 등의 요직을 독식했던 금감원이 지난해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더는 금융회사의 감사자리를 넘볼 수 없게 되자 새로운 낙하산 부지를 찾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연합회(회장 박병원)와 금융투자협회(회장 박종수) 임원으로 각각 금감원 출신 인사들이 내정되면서 '낙하산 인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노조에서는 금감원의 낙하산 인사에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정작 금감원 측은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금감원이 감독당국으로서의 책무보다는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금융회사는 물론 은행연합회 등과 같은 금융협회 임원자리는 금융당국 출신들이 거의 독차지해왔지만 지난해 저축은행 부실사태가 터지면서 금감원의 '제식구 감싸기'와 감독부실, 유착비리 등이 여실히 드러나 여론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고위공직자들의 금융권 낙하산 인사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금감원 퇴직 인사들의 금융회사 취업이 5년간 제한됐다.

그러나 금감원의 낙하산 인사 관행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정용실 은행연합회 노조 위원장은 "그간 협회장과 부회장 자리는 금감원 출신들이 거의 독식해왔지만 이젠 정권의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은행연합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내부의 자율천거에 의해 임원을 선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박병원 회장에게 노동조합의 뜻을 전했고 금융위와 금감원에도 반대 입장을 표명할 것을 요청했다"며 "만약 금감원에서 낙하산 인사를 강행할 경우 반대저지 투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최근 은행연합회 노조는 다음달 15일 임기 만료되는 노태식 부회장 후임으로 금감원 부원장보급 인사가 내정된데 반발, 금감원 낙하산인사 저지 규탄집회를 진행한 바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