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무한 장전' 구자영 사장, 해외 에너지기업 M&A 눈독

2012-02-16     윤주애 기자

구자영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임진년을 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시작할지 주목된다.

구 사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의 석유 및 가스 개발업체 셰퍼렐 에너지(Chaparral Energy)에 대한 경영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2007년 7월에 설립된 SK이노베이션이  경영권을 인수한 M&A는  SK인천정유(2008년 2월 흡수합병됨)가 유일하다. 이번 셰퍼렐 에너지 M&A가 성사될 경우 SK이노베이션의 2번째 경영권 인수가 된다.

1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셰퍼렐 그룹의 석유 및 가스 탐사사업에 자본을 투자할 계획이었다. 양사는 수차례 회동을 갖고 최근 샤피넬 에너지의 지분 51% 이상을 M&A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셰퍼렐 에너지는 총 자산규모가 30억달러로 추정된다.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지분 51%가량을 취득하는데 약 15억달러(1조7천억원)가 소요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브라질 광구 3곳을 매각하면서 확보한 약 24억달러(2조7천억원)를 셰퍼렐 에너지의 경영권 인수에 사용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회사 측은 당시 매각대금 전액을 해외기업 인수 등에 재투자할 계획이었다.

셰퍼렐 에너지는 지난 1988년 미국 오클라호마에 설립된 자원개발(E&P) 전문기업이다. 이 회사는 2010년 말 기준으로 하루 석유생산량이 2만4천boe(석유환산배럴)에 달한다. 이 회사가 보유한 석유 매장량 가치는 약 2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E&P부문 하루 평균 생산량은 6만4천500boe였다. 셰퍼렐 에너지의 경영권 인수에 성공할 경우 하루 생산량이 총 8만8천500boe로 껑충 뛸 수 있다.

현대증권 백영찬 애널리스트는 "미국 E&P 전문기업인 셰퍼랠 에너지 인수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실적 증가와 장기 성장성 확보차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며 "최근 폭풍의 핵으로 급부상한 천연가스의 일종인 셰일가스(Shale gas)  개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셰일가스는 오랜 세월동안 모래와 진흙이 쌓여 굳은 지하 퇴적암층인 셰일층에 함유된 메탄가스로 미국, 중국, 유럽 등 전 세계에 고르게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셰일가스 매장량이 풍부한 미국에 E&P전문기업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셰퍼렐 에너지 인수설에 대해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는 옵션 중 하나"라며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3분기 현재 13조원의 당좌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올해부터 M&A 등으로 공격경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오바일에너지, 대한송유관공사, SK마케팅앤컴퍼니, 제주유나이티드FC 등 7개 자회사와 엔카네트워크, 내트럭, 내트럭프랜즈, SK유화, 그린아이에스, 아로케미, 지코스, 유베이스메뉴팩쳐링아시아, 엠앤서비스 등 9개의 손자회사를 거느리면서 SK그룹의 주력사로 거듭나고 있다.

한편 구 사장은 SK그룹의 최대 주력 회사였던 SK텔레콤의 성장세가 주춤한 사이 사상최대 실적으로 SK이노베이션을 그룹 내에서 위상을 드높였다. 구 사장은 2008년 SK에너지 기술전략총괄 CIC(회사 내 회사) 사장, 2009년 SK에너지 대표를 거쳐 현재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석유개발 사업 부문 사상최대 실적과 자회사들의 고른 실적 개선에 힘입어 연결기준 매출액 68조3천754억원, 영업이익 2조8천488억원, 당기순이익 3조1천809억원을 각각 달성했다.(사진=연합뉴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