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미니 바람?
2007-08-09 헤럴드경제 제공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 나온 미니 야채는 아스파라거스, 양송이, 파프리카, 오이, 양배추 등 그 종류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불과 2∼3년만에 미니 야채 전성시대가 열린 듯한 착각도 든다. 하지만 “미니 야채가 돈이 되냐”는 질문엔 다들 고개를 젖는다. 심지어 “매출을 잡는 것 조차 무의미하다”는 썰렁한 말이 돌아온다.
미니 야채의 연간 성장률은 10% 가량. 하지만 보통 크기의 야채와 비교하면 10%라는 성장률이 무색해 진다. 기껏해야 보통 크기 야채 매출의 20% 수준에 그친다. 심지어 미니 새송이와 오이의 매출은 보통 크기의 5%에도 못미친다. 경쟁적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고 있는 미니 야채가 제 이름값도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미니야채는 이목을 끌 수는 있지만 실제 매출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매출 잡는 것 조차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미니야채의 문제는 사용처가 한정적이라는 점이다. 핵가족화 되고 싱글족이 늘고는 있다고 하지만 보통 한 번에 몇끼 식사분의 음식을 마련해 놓는 우리의 식생활 문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기껏해야 유치원에서 교육용으로 쓰이거나 나들이 샐러드용으로나 사 갈 뿐이다. 보통 크기의 야채에 비해 30∼50%, 많게는 배 가량 비싼 가격도 미니야채의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최형섭 신세계백화점 신선식품팀 대리는 “미니야채는 사용처가 한정돼 있어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며 “값도 비쌀 뿐 아니라 냉장보관에 익숙한 우리의 식생활 문화에선 미니야채는 이목을 끌기 위한 구색용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