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팔아 연명? 그랜드마트 얼마나 어렵길래...

2012-02-17     박신정 기자

갈수록 적자폭을 확대하던 그랜드백화점이 결국 롯데쇼핑에게 영업점을 넘기며 악화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여 시선이 쏠렸다.


지난 1999년에도 경영난에 허덕이다 알짜배기 강남 본점을 롯데에 넘기며 부채를 해결했던 그랜드백화점이 또 한 번 롯데로부터 대규모 자금 수혈을 받게 되는 것.


이번 매각대상은 인천 계양그랜드마트(이하 계양점)와  수원그랜드백화점(이하 영통점)으로  1천700~1천800억원선에서 롯데쇼핑의 품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그랜드백화점은 이번 점포 매각으로 연이은 실적둔화로 인해 ‘적신호’를 켠 재무상태를 개선하며 현금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감독원 보고서에 따르면 그랜드백화점의 재무지표는 크게 불안정하다. 2011년 3분기 말 기준 그랜드백화점의 순차입금은 1천478억원, 총차입금은  1천768에 달했다. 


특히 1년 이내에 변제할 단기성부채인 유동부채는 2천269억으로 전체부채의 85%에 해당한다. 2011년 3분기 말 기준 그랜드백화점의 부채총계는 2천667억원이다.


 


기업의 재무유동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항목인 유동비율은 47.9%였다. 평균적으로 기업들의 유동비율을 150%이상일 경우 양호하게 평가하고 있어 그랜드백화점의 불안한 신용능력을 가늠케 했다.


유동비율의 보조비율로서 기업의 단기채무지급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인 당좌비율도 27.8%로 매우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2011년 3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고작 12억원이었으며 환금성이 높은 당좌자산도 631억원 밖에 되지 않았다.


그랜드백화점은  최근 계속된 매출감소와 순손실 확대로 재무구조에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대형유통업체들의 호령에 점차 입지를 잃어가고 있는 것. 
 
그랜드백화점의 2011년 3분기 기준 누적매출액은 8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36.1% 줄어든 39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순손실은 지난 2009년부터  3년 연속 발생했다.  2009년 순손실은 84억원, 다음해엔 6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그랜드백화점은 앞서 지난 1999년에도 부채에 허덕이다 결국 알짜배기 서울 강남구 대치동 본점을 롯데에게 넘겨주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인수작업이 거론된 1998년 당시 그랜드백화점의 부채규모는 4천2백82억원, 부채비율은 872%에 달했다. 강남본점을 롯데에게 넘기며 확보된 1천913억원으로 일부 부채를 갚으며 겨우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 본점을 롯데에 넘긴 1999년 말 그랜드백화점의 부채총계는 3천700억원, 부채비율 452.1%로 대폭 줄었다.


한편, 그랜드마트는 이번 점포 매각으로 주력하던 유통업에서 손을 떼고 부동산개발업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져 대규모 현금확보를 위한 추가 매각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쇼핑은  인수하는 그랜드백화점과 마트를  경쟁사에 비해 점포수가 다소 적았던 롯데마트로 변경해  외형확대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그랜드백화점은 창업자 김만진 회장이 1979년 설립한 유통전문 기업이다. 경남 의령 출신 김만진 회장이 서울로 상경해 바닥부터 땀으로 일궈낸 일화가 유명하다. 1986년 지금은 롯데백화점으로 바뀐 대치동에 첫 백화점 출점을 하며 유통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유통 상권을 장악하며 몸집을 불려나갔지만 외환위기 이후 경영난을 겪어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최근 유통시장에서 롯데·신세계 등 대기업들에게 밀리며 수익성이 악화되자 연이은 점포 매각이 이어지고 있다. 그랜드마트는 현재 백화점 1곳과 할인마트 4곳을 운영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