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김승유에 압승..'합병'까진 요원
2012-02-17 임민희 기자
일단 외환은행 노조가 승기를 잡은 만큼 외환은행은 하나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된 후에도 5년 동안 별도의 독립법인으로 존속하며 인사, 재무, 조직 등 경영활동 전반에서 독립경영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자회사 편입 5년경과 후에는 상호합의를 통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 문제를 협의키로 해 향후 상황이 어떻게 급변할지 주목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 위원장은 노사교섭 협상 문제를 마무리 짓기 위해 밤샘 협상을 벌여 최종 합의를 이뤘다.
피합병되는 외환은행 입장에서는 5년간 독립경영은 물론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현 임금체계도 그대로 유지되는 등 김승유 회장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패는 거의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피합병은행이 5년간이나 독립경영을 보장받은 것은 국내 인수합병 사례에서 아주 보기드문 일이다. 외환은행 노조가 김승유 회장에세 완승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는 것도 이때문이다.
김승유 회장은 당초 1~2년간 투뱅크 체제 유지를 고수했으나 이번 협상이 결렬될 경우 외환은행 노조가 '전면파업'을 예고했던 터라 최악의 상황만은 피하기 위해 노조 측의 의견을 수용키로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노조와 협상문제를 마무리 지음에 따라 외환은행 경영정상화와 양사간 시너지 작업에 본격적으로 가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 측이 밝힌 최종 합의문의 주요 내용은 ▲자회사 편입 후 5년간 외환은행 독립법인 존속 및 명칭 유지 ▲5년간 노사관계, 인사, 재무 등 독립경영 보장 ▲ 인위적 인원감축 없이 현 영업점 점포수 이상의 점포망 운영 ▲현 직원 임금체계, 복지후생제도 유지 ▲5년경과 후 상호합의를 통한 대등합병 협의 등이다.
하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다. 향후 하나금융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간의 합병 문제를 추진할 때 대등합병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또 다시 외환은행 직원들의 반발을 살 수도 있어 합병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을지 금융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