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업계 또 '립서비스' 망령 소비자들만 골탕

2007-08-10     헤럴드경제 제공

    
한동안 잠잠했던 소모적인 ‘최초 타이틀’의 망령이 3세대(G) 폰 시장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3G폰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LG전자가 출시 시점이 한참 남은 7.2Mbps속도 지원 3G폰을 성급하게 ‘말로만’ 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시장에서는 한동안 제품을 구경조차 할 수 없어, 자칫 출시 발표만 믿고 제품을 찾다가는 소비자들만 골탕을 먹는 셈이다.


LG전자는 지난 9일 최고 속도를 지원하는 7.2Mbps의 ‘위성 DMB HSDPA폰’(모델명 LG-SH150)을 국내 최초로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7.2Mbps는 기존 최고 3.6Mbps보다 두 배나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지원한다. 4메가바이트(MB)의 MP3 한 곡을 4.5초 안에, 40MB의 뮤직비디오 파일 한 개를 45초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속도다.

‘LG-SH150’은 SK텔레콤 전용모델로 빠르면 이달말 경에나 출시가 예정돼 있다. 보통 시장 출시와 동시에 제품 출시를 발표하는 것이 관례. 그러나 LG전자는 관례를 깨고, 출시 시점이 한참 남은 제품을 최초라는 수식어까지 붙여 서둘러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다른 업체들도 같은 시기에 경쟁제품을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 특히 KTF는 LG전자에 등을 떠 밀리다시피하며 이달말 출시 예정인 7.2 Mbps 3G폰 출시를 앞당겨 발표하는 해프닝까지 벌였다. 삼성전자(SPH-W3000), KTFT( EV-W300), 팬택 스카이(모델명 IM-U210K)가 공급한 총 3종의 제품이다.

KTF 관계자는 “당초 소비자들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실제 출시 시점에 맞춰 발표를 하려고 했다”면서 “LG측이 너무 성급하게 제품 출시를 발표하는 바람에 대응 차원에 서둘러 발표할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오는 21일 이후에 ‘LG-SH150’ 모델 출시가 가능하다는 SKT와는 달리, KTF측은 삼성전자의 ’SPH-W3000’은 오는 20일 시장에 선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LG전자측은 오히려 “경쟁업체들마다 제품을 먼저 출시하기 때문에 국내 최초라는 말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소비자나 업체들 입장에서도 별로 득될 것이 없는 무의미한 최초 경쟁이 소모적인 제품 출시 경쟁을 더욱 부채질 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