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의 늪으로 빠져드는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 '속타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사진>이 금융 분야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에서 실적부진으로 진땀을 흘리고 있다.
자산규모 기준으로 재계 16위인 동부그룹은 대표적인 중견기업으로 꼽힌다. 동부건설을 중심으로 동부화재해상보험과 동부증권, 동부건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문제는 동부화재과 동부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주력기업들이 최근 5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점이다.
21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동부그룹 상장 8개 계열사 중 동부건설을 비롯해 동부제철, 동부하이텍, 동부씨엔아이(동부CNI) 등이 모두 적자경영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개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동부건설은 지난해 영업손실액 1천500억원을 기록, 2010년 716억원에서 적자 전환됐다. 연간 매출액마저 2조원 규모에서 지난해 1조4천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이 같은 매출 규모는 동부건설의 5년 전 수준( 1조6천억원)에도 못미친다. 순이익도 2010년 260억원에서 지난해 1천800억원의 순손실로 적자 전환됐다.
지난해 3조9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동부제철은 순손실액이 무려 2천250억원을 기록했다. 2010년 순손실액 300억원에서 지난해 2천250억원으로 적자 폭이 심화되고 있다. 동부제철은 2조원이 넘는 순차입금의 이자비용을 대느라 수익성이 악화됐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1천40억원(2010년)에서 103억원으로 91% 이상 급감했다.
반도체업체인 동부하이텍은 2007년부터 이어져 온 적자경영이 더 심화됐다.
동부하이텍은 2007년 1조4천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이듬해 7천억원으로 감소했다. 알토란 같은 농업부문으롣 동부한농으로 분사했기 때문. 그러나 반도체 사업부문 등에서 지속적으로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동부하이텍은 400억원 상당의 영업손실, 9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동부씨엔아이는 최근 5년간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14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겨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49억원의 순손실액을 기록해 순이익면에서는 적자전환됐다.
동부건설과 함께 양대축으로 꼽히는 동부화재의 영업실적도 최근 5년간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액 등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동부화재의 경우 2007년 대비 2010년 영업실적이 둔화된 모습이다. 2010년 동부화재 매출액은 6조4천억원에 달했다. 2007년 4조2천억원에서 2조2천억원이나 늘어난 것. 그러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천억원, 3천억원으로 4년동안 제자리 걸음이다.
반면 산업용 로봇 등을 제조하는 동부로봇과 동부증권은 상대적으로 호실적을 올리고 있다.
동부로봇은 매출액이 2009년 170억원에서 지난해 420억원으로 더블성장하는 등 괄목할만한 실적을 달성했다. 동부증권의 경우 2006년 매출액 2천500억원에서 2010년 1조원, 영업이익도 117억원에서 430억원으로 4배 이상 껑충 뛰었다.
한편 동부그룹은 1969년 설립된 '미륭건설(현 동부건설)'을 모기업으로 동부제철, 동부하이텍, 동부건설, 동부화재보험, 동부생명보험, 동부씨엔아이 등 국내 47개사, 해외 23개사로 총 70개 계열사가 소속돼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