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맞은 현대중공업, 수익악화·주가하락 숙제 산적
현대중공업이 올해로 불혹(40세)을 맞았지만 수익 악화와 주가 하락에 시달리며 축하 분위기가 퇴색됐다.
현대중공업은 두자릿수를 유지했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하반기 들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지난해 4월 60만원에 근접했던 주가는 최근 30만원 초반에서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2조6천128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2010년(3조5천636억원)보다 27% 가까이 감소한 수준이다.
순이익도 2010년 2조8천354억원에서 지난해 1조9천460억원으로 31% 넘게 빠졌다. 매출액이 1년새 2조6천억원(11.6%) 늘어나 25조원시대를 열었음에도 실질 성장은 뒷걸음질 친 것.
영업이익률도 2010년 15.9%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10.4%로 추락했다. 이마저도 지난해 3~4분기에는 최저 6%까지 영업이익률이 급감했다.
회사 측은 "고가 수주 물량의 매출비중이 축소됐고, 타 기업과의 경쟁심화로 인해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실적부진으로 주가 하락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월 최고가 55만4천원을 찍기 전까지 1년여간 40만원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부진한 실적이 발표되고 미국 및 유럽발 금융위기가 가시화되면서 9월 23만5천원대로 곤두박질 쳤다.
이 과정에서 시가총액 26조원이 넘던 현대중공업은 최근 27조원대로 치고 올라온 LG화학에 6위 자리를 넘겨주고 말았다. 다행히 올 들어 30만원대를 회복했지만 지난 10일 33만6천500원을 찍고 또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이같은 실적 부진은 2009~2010년 수주한 저마진 선박 비중이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그린에너지, 전기전자, 플랜트 사업부의 영업실적도 세계 경기 침체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9년 금융위기로 산업계 전반이 어려운 시기에 과감하게 사업다각화 포트폴리오를 꺼내들었다. 조선업 중심의 사업을 해외 플랜트, 풍력, 태양광 등으로 다각화시키겠다는 것. 경기변동으로 실적이 들쑥날쑥한 조선업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태양광을 비롯 그린에너지 부문이 지속적인 적자를 내고 있어 되레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봉진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의 그린에너지, 전기전자, 플랜트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자사 전망치에 비해 각각 857억원, 583억원, 378억원(합계 1천818억원)을 하회했다"며 " 순이익 하락은 지난해 아산나눔재단에 1천530억원을 출연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염동은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상반기 실적부진으로 2012년 실적이 역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매출액보다 수주재개 시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