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차보험은 만능? 곳곳에 함정 숨어있어

부품 도난등 보상 예외 많아...특약으로 맞춤형 설계 유리

2012-02-27     지승민 기자

자동차보험 가입 시 선택사항인 '자차보험'가입을 고려 중인 운전자라면 구체적인 보상 조건이나 내역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자차보험은 일반적인 소비자들의 기대처럼 '만능 해결사'가 아니기 때문.

자차 보험의 경우, 별도 가입 후 추가 보험료를 내면 본인 과실 또는 자연재해로 차가 파손됐을 때 수리비 등 손해금을 보장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일반 운전자들이 본인 과실에 의한 사고 등 '모든 범위에 대해, 어떤 제한 없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보상을 두고 갈등을 빚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것.

자기부담금 비례공제, 보상예외 조항 등에 대한 상세 내역을 확인해 불필요한 비용을 지급하는 것이 없도록 사전체크가 필요하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0년 회계연도(2010년4월∼2011년3월)동안 동부화재, 삼성화재, 현대해상, LIG손보, 롯데손보, 메리츠화재, 악사손보, 더케이손보, 그린손보, 하이카다이렉트, 흥국화재, 한화손보, 에르고다음 등의 손보사 자차담보 가입률은 전년대비 1.9%포인트 증가한 63.5%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수리비용이 고가인 수입차량이 증가하는 데다 지난해 침수피해로 인한 자차보험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앞으로 자차보험 가입률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 자차손해 자기부담금 비례공제 득보다 실?

27일 전남 영암군에 사는 김 모(남.33세)씨는 자차 자기부담금 비례제가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씨는 지난해 3월 새 차를 구입하면서 자차손해를 포함한 H사의 자동차 보험에 가입했다. 처음 구입한 차라 애지중지 다뤘지만 얼마 전 운행 중 부주의로 인해 조수석 뒷문에 스크래치를 냈다.

그러나 자차 처리를 하기위해 보험사에 연락했지만 보상이 안 된다는 뜻밖의 설명을 듣게 돼 몹시 당황했다.

업체 측은 “자차 처리는 자기부담금 20%가 따르며 견적이 20만원을 초과해야 한다”는 약관을 설명했다.

김 씨는 “수리비가 18만원가량 나왔지만 최소 자기부담금 20만원에 못 미쳐 결국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명확한 기준도 없이 자기부담금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자차 보험 회사들의 담합이나 횡포로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 차량 부분 도난 등 보상서 제외

자차보험에 가입하기 전 또 한 가지 유의해야 할 부분이 바로 ‘보상 범위’.

최근 타이어를 도난당한 운전자 김 모(남)씨는 자차보험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으리라 믿었다 뜻밖의 사실에 낙담했다.

아파트 인근에 주차해 놓았던 차량의 타이어와 휠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을 발견한 김 씨는 가입한 S화재에 분실신고를 했다.

그러나 보험사 측은 “약관에 따라 차량일부 부품이 분실될 경우는 자차 보상 범위를 벗어난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자차보험에 들면 내 차와 관련한 모든 피해에 대해 100%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믿었는데..."라며 억울해했다.

이와 관련해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차량의 부분 도난은 자체로 사실여부를 증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보상범위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차량 구입 후 내비게이션이나 오디오 교체 사실을 보험사에 등록하지 않았다면 그 역시 보상에서 제외된다.

◆ 자차보험 필요하다면 '특약' 등으로 맞춤형 설계해야

보험업계는 지난해 초 자동차보험 자기부담금 제도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전환했다. 그동안 차량 손해액에 관계없이 본인이 설정한 5만원, 10만원 등 일정 금액만 부담하던 것에서 손해액의 20%를 부담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평균 10%포인트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보험사에 유리하게 만든 제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자차보험 자체가 전체 보험료의 약37%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는 점도 불만의 요인이다.

그럼에도 자차보험이 꼭 필요하다고 느끼는 소비자라면 절약하는 방법을 인지하는 것도 큰 소득이다.

다른 차량과 충돌하여 발생한 사고만 보상하는 차대차충돌한정 특약에 가입하면 보상사고는 제한되지만 자차보험료의 약 30%를 절감 가능하다. 또한 자차담보의 건당 평균 손해액이 100만원 정도라는 점을 고려, 보험가입금액을 차량가액의 일정비율로 낮춰 가입(최소 60%이상 비율)하는 방법도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지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