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이용했더니 은행 대출 막혔어"

2012-02-29     지승민 기자

손쉬운 대출 ‘카드론의 유혹’. 그러나 손을 뻗는 순간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카드론이란 카드회원을 대상으로 대출을 해주는 상품이다. 개인의 카드이용실적에 따라 한도금액이 달라지며 전화신청을 통해 입금을 받는 간단한 절차로 이뤄진다.

그러나 카드론을 이용하게 될 경우 다른 대출과 마찬가지로 현금보유율이 낮은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내려가게 되는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29일 경남 창원시에 사는 김 모(남.28세)씨는 최근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가 신용등급이 안 좋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신용카드 대금을 연체하거나 공과금을 미납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며 연봉 4천만원 이상의 직장에 다니고 있는 김 씨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알고 보니 H카드와 S카드에서 카드론을 이용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카드론 대출을 받은 이력이 남아있어 신용등급이 매우 낮게 평가돼 있었던 것.

김 씨는 “상담원과 통화 시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는 안내를 받지 못했었다”며 “녹취록 확인을 요청하자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고지하지 않았다'는 당당한  답변뿐이었다”고 난처해했다.

이어 “카드론 때문에 1금융권 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개설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이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카드사들이 이러한 부분에 대한 안내를 등한시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H카드 관계자는 “카드론을 이용한다고 해서 모든 고객이 신용도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홈페이지를 통해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체 카드대출(카드론+현금서비스) 중 카드론 비중이 꾸준히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28조2천억원으로 2010년 말보다 3천 억원 증가했다. 이중 카드론은 2008년 말 12조원 수준에서 2010년 말 15조5천억 원으로 급증했으며 지난해 말엔 15조8천억 원까지 급증했다.

카드론은 전화 한통으로 쉽게 대출 받을 수 있는데다 현금서비스보다 큰 금액을 빌릴 수 있으며 상환기간도 길다는 장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1월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삼성카드, 하나SK카드, BC카드 등 카드사들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카드론 이용을 원치 않는 고객에 해당 서비스를 차단키로 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지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