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감사 또 금감원 출신 영입하나

2012-02-27     임민희 기자
최근 신한금융지주(회장 한동우)가 서진원 신한은행장 연임 등 주요 계열사 임원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1년 가까이 선임이 지연되고 있는 신한은행의 새 상근감사 후보군에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지주 측은 금감원 출신 여부에 상관없이 경륜을 갖춘 인사를 신한은행 새 감사로 선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저축은행 부실․비리사태 파문이 잦아들자 또 다시 금감원 출신 영입에 나선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신한은행 새감사 선임이 뚜렷한 이유도 없이 1년째 유보된 것도 이러한 의혹을 짙게 만들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최근 금감원 출신인 남인 신한카드 상근감사위원을 연임시킨 데 이어 신한은행 새 감사로 금감원 출신 영입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지주는 내달 3월 주주총회에 앞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를 열어 신한은행 상근감사 선임 문제를 매듭지을 방침이다.

이와 관련, 신한지주 관계자는 "은행과 지주사에서 감사 후보를 물색 중인데 내달 중순쯤에는 감사 선임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을 것"이라며 "보통 감사 선임시 10명 안팎의 후보를 놓고 검토를 하는데 물론 그 중에는 금감원 출신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금감원 출신 영입 가능성에 대해 "사실 저축은행 비리사태 영향으로 금감원 출신 배제 여론이 제기됐지만 공직자윤리법(퇴직 후 2년 이상)에 따라 원우종 감사가 연임하거나 다른 금감원 출신을 후임자로 영입하는 것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면서도 "아직 검토 단계라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감사 자격기준에 대해 "금감원 출신여부 등을 다 떠나서 일단은 경륜을 중시키로 했다"며 "금융 전문성은 물론 은행전체를 들여다볼 줄 아는 노하우 등 경륜을 갖춘 인사를 감사로 뽑을 계획"이라고 밝혀 금감원 출신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신한지주가 금감원 출신을 또 다시 신한은행 새감사로 선임할 경우 ‘물타기’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또 지난 1년여간 감사 선임을 미뤘던 명분 역시 퇴색해질 수 있다.

사실 원우종 신한은행 감사는 금감원 비은행감독국장 출신으로 지난해 3월 임기만료 됐으나 후임자가 없어 1년째 보직을 유지하고 있다.

한때 감사 후임자로 이석근 전 금감원 부원장보가 내정됐지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저축은행 사태 파문을 의식해 취업승인을 내주지 않자 자진 사퇴했다.

신한지주는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금감원 고위급 인사들이 금융회사 감사로 취업하는 '낙하산 인사'에 제동이 걸리자 "금융당국의 감독방향에 따르겠다"며 감사 선임을 유보했었다. 자칫 금감원출신 인사를 또다시 감사로 앉힐 경우 금융당국과 여론의 뭇매를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지난해말 사외이사와 감사의 독립성 강화를 골자로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을 입법예고했다. 금융회사의 상근감사 제도를 폐지하고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비상근 사외이사가 감사 역할을 할 경우 권한이 오히려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금융회사들의 금감원 출신 감사 선임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신한지주가 신한은행 감사로 어떤 인사를 선임할지를 놓고 금융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