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대한전선, 젊은피 오너 2세 앞세워 위기탈출?

2012-02-28     유성용 기자

국내 전선업계 1, 2위의 LS전선과 대한전선이 젊은 피 오너 2세를 앞세워 위기 탈출을 모색하고 있다.

LS전선은 작년 말 실적부진의 구원투수로 LS니꼬동제련 구자은(48) 부사장을 사장(최고운영책임자)으로 승진 시켰다. 대한전선은 지난달 초 4천300억원의 협조융자를 받으며 채권단으로부터 오너 책임경영 주문을 받고 설윤석(31) 부회장을 사장으로 직급을 낮추는 인사를  실시했다. 오너가 직급을 낮춘 것은 재계에서도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다.

LS전선 구자은 사장, 대한전선 설윤석 부회장


양사 모두 실적 부진에 시달리며 위기를 겪고 있는 중이어서 젊은 오너들의 경영 성과가 주목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와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에 따르면 LS전선은 작년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85.1% 급감한 12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분기에는 112억원의 영업적자와 17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 역시 영업이익이 9억원에 그치며 1천17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계속된 기상악화로 주요 공사가 지연됐고 수익성이 낮은 수주매출 비중이 늘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구자은 사장의 승진으로 LS전선은 LS그룹 구자홍 회장, LS전선 구자열 회장 등과 함께 2세 사촌경영의 틀을 완성했다. 그간 구 사장은 사촌형제들에 비해 나이가 어려 최고경영자 선임이 보류돼 왔었다.

LS그룹은 재계순위 13위로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구태회, 구평회, 고 구두회 명예회장 등 3형제가 LG그룹에서 독립해 지난 2003년 11월 설립했다.

대한전선 설윤석 부회장은 직급을 사장으로 낮추고 현장스킨십 경영을 강화할 방침이다. 다음달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모친인 양귀애 명예회장은 퇴임한다.

설 부회장의 대표이사 사장 취임은 하나은행 등 채권단의 오너 책임경영 주문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대한전은 양 명예회장과 설 부회장 아래 손관호 회장이 그룹 운영과 구조조정을, 강희전 사장이 영업과 생산을 총괄하는 공동 대표체제로 운영돼 왔다.

설 부회장 등 최대주주 일가는 보유주식 전량(21.6%)을 담보로 제공해 채권단으로부터 4천300억원의 협조융자를 얻어 시장에 나돌던 워크아웃설을 잠재우는 등 책임경영 의지를 보였다.

고 설원량 회장의 장남인 그는 지난 2004년 과장으로 입사해 2010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간 회사 살림은 손 회장과 강 사장 등 전문경영인들이 주로 꾸렸으나 재무구조 개선 약정 이행을 위한 부동산 및 계열사 자산 매각 작업에는 큰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전선은 2000년대 들어 빚을 내가며 인수합병(M&A)으로 회사 덩치를 키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에 쓰러졌다. 이후 2009년 채권단과 재무구조 약정을 맺었고, 지금까지 순조롭게 이행돼 왔으나 일시적 자금난으로 이달 초 워크아웃설에 휩싸였었다.

LS전선과 마찬가지로 실적면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설 부회장 취임 첫해 755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작년 3분기 기준 370억원으로 절반 가량 줄어든 상태다.

나란히 회사가 힘들 때 책임경영에 나선 오너 2세 구자은 사장과 설윤석 부회장 중 누가 먼저 웃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한편, 2010년 매출 기준 LG전선과 대한전선은 점유율 44.5%와 31.3%로 전체의 전선 시장의 7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