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식품 박진선 대표, 고공실적 힘입어 경영권 강화 가속도
샘표식품 박진선 대표가 작년 실적 호조에 힘입어 경영권을 확고히 하기 위한 ‘담판 승부’에 나섰다.
샘표식품은 최근 자사주 대거 공개매수를 발표했다. 또 박 대표 동생 등 방계 친족 지분을 줄이고 부인의 지분을 늘리는 등 오너십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샘표식품은 지난 27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자사주 120만주를 주당 2만5천에 공개 매수하고 있다. 취득 예정금액만 3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에 대해 샘표식품 측은 ‘경영권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라고 이유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실적 호조 등 자금력 상승으로 자신감이 붙은 박 대표가 공개 매수를 통해 경영권 강화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샘표식품의 실적은 지난해 고공행진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6% 상승한 2천226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396.8% 상승한 60억원을 거뒀다.순이익도 전년 대비 117.1% 상승한 64억원을 올렸다.
샘표식품과 마르스1호펀드의 경영권 분쟁은 박진선 대표의 이복동생 박승재 전 사장과의 분쟁으로부터 시작된다. 1997년 샘표 박승복 회장이 아들 박진선 대표에게 대표이사직을 넘겨줬고, 이에 반발한 박승재 전 사장이 2006년 마르스1호펀드에 지분 24.1%(107만2천65주)를 넘기며 분쟁이 시작된 것.
이후 꾸준히 지분율을 늘려 2대주주에 등극한 마르스1호는 샘표식품 최대주주 측과의 근소한 지분율 차이로 경영권을 위협해왔다. 현재 샘표식품 최대주주 지분율은 33.02%로 2대주주인 마르스펀드의 지분율 32.98%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실상 마르스1호는 지난 6년간 경영진과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매년 고배를 마시는 등 의결권 활용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지분 매각 대상도 찾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작년 10월에는 주가 하락으로 매입가보다 낮은 1만3천850원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해산일이 얼마 남지 않은 마르스1호가 이번 공개매수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2005년 3월 조성된 마르스1호의 정관상 해산일은 올해 2월이다.
마르스 1호가 이번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1만8천원선에 주식을 매수했던 마르스1호는 주당 7천원가량 차익을 남기며 배당 포함 총 50%의 차익을 얻게 된다.
마르스 1호가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아도 샘표식품 경영권 강화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소액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고 샘표가 120만주 전량을 사들일 경우 마르스펀드의 보유 주식은 13만주로 줄어들게 된다.
샘표식품은 이번 공개 매수 응모 주식수가 취득 예정 분을 초과할 경우 안분 비례해 매수하게 된다.
박 대표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노력은 친인척 지분율 변화에서도 확인됐다. 박진선 사장의 동생 박영선 씨와 박정선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각각 7천450주, 3천750주 총 1만1천200만주를 장내 매도했다.
이로써 박영선 씨 소유 주식은 5만7천350주로 종전의 지분율 1.46%에서 1.29%로 0.17%p 감소했고 박정선 씨 소유 주식도 총 500주로 종전 지분율 0.10%에서 0.09%p 감소해 0.01%에 그쳤다.
반면 박 대표의 부인인 고계원 씨는 작년 11월 16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4천500주, 3천주 총 7천5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로써 고 씨의 주식 보유수는 20만5천335주로 늘어났고 지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45%에서 4.62%로 0.23%p 상승했다.
이에대해 샘표식품 관계자는 “친인척들의 주식 처분은 개인적인 사유로 그룹 차원과는 전혀 상관없어 내용 파악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샘표식품의 기업가치가 오랜 기간 경영권 분쟁으로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 자사주 공개매수 발표 이후 주가 상승세를 탄 샘표식품은 27일 전일 대비 3.19% 오른 2만4천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28일에는 전일 대비 2.68% 하락하며 2만3천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