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실적부진에 오너 리스크로 주가마저 흔들흔들

2012-02-29     윤주애 기자

지난해 실적부진에 오너 리스크까지 겹친 한화그룹이 주가마저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하락하면서 시름이 깊다.

그룹의 지주사인 한화를 비롯해 양대축인 한화케미칼과 대한생명보험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최고 50.3%나 하락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게다가 1년 전 오너 리스크가 뒤늦게 재부상하면서  그룹 상장사 전반에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떨어진데 따른 후휴증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그룹 상장사들은 올해 들어 주가가 상승세를 탔으나 최근 김승연 회장 횡령사실을 공시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 24일 매매거래가 중지된 이후 한화를 포함해 한화손해보험, 한화케미칼, 한화타임월드, 대한생명보험 등 그룹의 주요상장사 5곳이 모두 실적부진과 오너 리스크로 인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그룹의 또 다른  상장사인 한화증권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4분기 실적을 공시하지 않은 상태다.


한화는 연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지난해 12조2천억원의 매출액, 3천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 2010년 대비 매출액(14조4천718억원)은 15.8%, 영업이익(4천600억원)은  46.5%나 하락한 수준이다.

한화케미칼과 대한생명보험도  실적이 부진하기는 마찬가지.

한화케미칼은 2010년 6조3천억원이던 매출액이 지난해 8조원 가까이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천500억원에서 3천30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증권가에서는 한화케미칼의 실적 부진 이유로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리조트가 지난해 636억원 상당의 세금을 납부한데다, IFRS 연결재무제표로 회계기준이 변경되면서 대한생명보험의 마이너스 성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생명보험은 지난해 1분기 690억원으로 적자전환되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2010년보다 14.3% 줄어든 4천500억원을 기록했다. 2010년 대한생명보험의 영업이익은 5천200억원이 넘었다.


또 한화케미칼의 자회사인 한화건설은 업황부진 등으로 지난해 4분기 적자를 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전환되면서 실제보다 실적부진이 심한 것처럼 나왔다"고 해명했다.





무엇보다도 한화케미칼의 실적이 그룹의 성적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자가 한화(35.91%)를, 한화는 한화케미칼(37.86%)을, 한화케미칼은 비상장사인 한화엘앤씨(100%)와 한화갤러리아(100%)를 지배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또 그룹의 바이오제약사인 드림파마(100%)를 지배하고, 한화와 함께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지분을 양분하고 있는 구조다. 결국 한화케미칼의 부진은 그룹 전반의 현황을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한화손해보험과 비상장사인 한화갤러리아가 지분 70%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타임월드의 실적은 호조를 보였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영업이익 600억원을 올려 2010년(215억원)보다 179% 가까이 올랐다. 한화타임월드는 2010년 321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366억원으로 13.9% 증가했다.

한편 김 회장은 횡령.배임 혐의로 회사와 주주들에게 수천억원대 손실을 입힌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내달 22일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원은 김 회장에게 징역 9년 추징금 1천500억원을 구형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