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내우외환.. 외환은행 인수 독되나
하나은행 노조 반발과 시민단체들의 검찰고발 등으로 수세 몰려
2012-03-01 임민희 기자
1년여의 기다림 끝에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했지만 이로 인해 안으로는 하나은행 노조 반발과 밖으로는 시민단체들의 검찰고발 등으로 양면 공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치권에서는 론스타 펀드의 외환은행 인수 배경과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특혜인수 의혹 등에 대해 향후 청문회나 국정조사 등을 통해 철저히 규명하겠는 입장이어서 퇴임을 앞둔 김 회장의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실제로 하나은행 노조는 김 회장이 은행업계 최고 임금을 받고 있는 외환은행 직원들에게 5년간 현 임금수준을 보장해준데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하나은행 노조 측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직원간 임금격차 조정을 요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9일 투기자본감시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시민단체들은 국제투기자본인 론스타펀드의 '먹튀'를 도왔다며 김승유 회장과 이사 20여명을 업무상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론스타의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이와 관련, 홍성준 투기자본감시센터 사무국장은 "명백한 산업자본인 론스타가 이달 29일 외환은행 주주총회에서 4% 이상의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가처분 신청을 냈다"며 "김승유 회장은 시중보다 고가의 가격에 외환은행 주식을 매입하고 거기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인정했기 때문에 업무상 배임죄를 물어 고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홍 사무국장은 특히 "업무상 배임은 굉장히 무거운 죄로 쉽게 면탈(죄를 벗음)될 수 없을 것"이라며 "론스타는 물론 불법의혹에 관계된 관련자들에 대해 한국의 사법부가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역시 론스타 사건을 끝까지 파헤치겠다는 입장이어서 김 회장과 하나금융을 더욱 곤욕스럽게 하고 있다.
우제창 민주통합당 의원실 관계자는 "론스타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감사원 감사 청구와 청문회 등을 추진했는데 결국 여당의 반대로 먹튀 7조원(론스타)을 떠나보내게 됐다"며 "하지만 론스타 문제는 정책실패와 금감원 등 금융당국의 부도덕한 행위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19대 국회가 시작되면 청문회나 국정감사 등을 통해 책임소재와 의혹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승유 회장은 최고경영자(CEO)로 지낸 15년 동안 충청․보람․서울은행에 이어 외환은행까지 거머쥐면서 하나금융지주를 300조원대의 거대금융지주사로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실상 외환은행 인수가 김 회장에게는 득도 득이지만 오히려 여러가지 고통을 안겨주는 요인이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김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미소금융재단 이사장과 하나고등학교 이사장 등을 맡아 사회공헌에 일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외환은행 인수 의혹을 계속 물고 늘어질 경우 그의 명성에 오점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