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퇴임 후 하나금융 경영 관여 않겠다"

2012-03-04     임민희 기자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사진)은 퇴임후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하나금융그룹이 원하면 언제든 심부름을 할 각오가 되어 있지만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생각은 없다"며 "김정태 새회장을 비롯한 차기 경영진이 독립성을 갖고 잘 해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 2일 출입기자단 공동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미소금융재단 이사장은 지난 2월 연임됐고 올해 8월 임기가 끝나는 하나고등학교 이사장도 좀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하나금융 이사를 맡는 문제는 전혀 계획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지난 1971년부터 지금까지 하나은행 역사와 (함께 해 왔기 때문에)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만큼 백의종군의 자세로 그룹의 발전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차기 하나금융지주 사장과 하나은행장 인선 계획에 대해선 "다음주 내로 하나금융 경영발전보상위원회에서 차기 사장과 행장을 선임할 계획"이라며 "새회장과 같이 호흡을 맞출 사람들이기 때문에 김정태 신임 회장의 의견을 반영해서 결정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외환은행 인수 에피소드와 관련해선 "론스타가 기소를 당한 관계로 주말에 직접 해외로 나가 딜을 진행해야 했다"며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M&A(기업 인수 및 협상) 속성상 이를 아는 사람은 하나금융 내에서도 4~5명에 불과했고 마지막 딜이 끝난 후에는 금융 감독기관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오해를 사 많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외환은행 특혜인수 의혹 등 여러 잡음에 대해 "정당하게 계약해서 샀다고 생각한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간 임금체계 형평성 논란에 대해서도 "직원들의 평균 임금격차는 인원구성에 따라 많이 다를 수 있다"며 "외환은행은 행원의 비중이 20%밖에 안 되는데 반해 하나은행은 50%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보면 큰 차이가 없고 성과에 따라 보너스를 주면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외환은행 통합 당면과제로 IT 및 카드부문의 통합업무 시너지를 거론했다. 특히 하나카드와 외환카드 합병문제는 5년 이상 끌어서는 안 되고 이해관계자의 조정을 통해 신속하게 추진, 카드가맹점 공동사용과 상품공동개발 등은 금년부터 당장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마지막으로 "화폐라는 공공재를 다루는 금융산업은 자연히 공익적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기업시민 중심에 입각해 연수원 마련과 저출산관련 보육사업, 다문화가정 지원 등 여러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다"며 "이는 이사와 주주는 물론 직원들의 동의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사회공헌에 일조했다는데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회장은 지난 1965년 한일은행을 시작으로 금융권에 입문해 1971년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설립에 참여한 창립 멤버다. 1991년 하나은행으로 탈바굼한 후 충청․보람․서울은행을 잇따라 인수․합병(M&A)하고 최근에는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했다.

김 회장은 1997년 하나은행장을 맡은 후 15년간 하나금융그룹의 최고경영자(CEO)로 지냈으며 오는 23일 하나금융 주주총회를 끝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