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궁색한 학력위조 연예인들의 해명

2007-08-21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학력위조 사실이 밝혀진 연예인들의 해명이 궁색하다. 장미희 윤석화 강석 오미희 등 최근 학력논란이 불거진 연예인들이 사과의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그들의 잇단 해명은 사건의 본질을 건성으로 애매하게 덮어버릴 소지가 있다. 이들의 해명 때문에 더 화가 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강석은 20일 MBC 라디오 표준FM ‘강석ㆍ김혜영의 싱글벙글쇼’등에서 “철없던 젊은 시절에 한 얘기가 과장돼서 허위 학력이 됐다”면서 “그래서 고쳐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컴맹’이라 어떤 과정을 거쳐야 되는지를 몰랐다”고 사과했다. 이어 “부도덕한 이득은 취하지 않았지만 죄송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장미희는 지난 17일 자신이 교수로 재직 중인 명지전문대에서 취재진에게 “학교 측에 공식적으로 확인하면 대답을 얻으실 수 있다”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장미희는 학력 파문 이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사회에서 학력 콤플렉스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학력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생각했다. 그만한 아량도 없나”고 오히려 반문했다.


윤석화도 “수료의 개념을 정확히 몰랐다. 학교를 다녔지만 졸업을 못하면 수료라고 하는 줄 알았다. 이수 학점을 다 채우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고 해명했다.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고의성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달라고 애원하는 이들 대부분은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거짓말, 즉 대중을 속였다는 데 있다.


당사자들은 학력을 부풀려 금전적 이들을 취한 적이 없다고 하지만 이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싸늘할 뿐이다. 강석과 심형래가 활동하던 시절은 대졸연예인 자체로도 화제가 될 때였다. 학사가수, 학사코미디언 등 명문대 프리미엄이 대단했다. 영화 ‘디 워’의 심형래 감독에 관한 기사가 고려대 교우회보에 버젓이 게재돼 있고, 심형래 자서전에도 고려대 식품공학과 졸업으로 돼 있지만 해명은 궁색하기 그지없다.


강석이 첫 인터뷰에서 했던 “너무 충격이 큽니다”는 말은 대중이 해야 할 말이다. 학력을 위조하고도 “그만한 아량도 없나”고 묻는 장미희의 태도는 한참 잘못돼 있다. 이들은 그동안 잘못 알려진 학력을 해명할 기회와 채널이 많았다. 하지만 적극적이지 않았다. 이쯤되면 고의성이 충분히 있는 것이다. 적어도 ‘미필적 고의’는 된다고 본다.


지금은 섣부른 변명을 늘어놓지 말고 자신의 거짓말로 인해 이 지경에 왔다는 점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을까.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