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훈제오리 한마리 중량이 얼마야?" 소비자-홈쇼핑 실랑이
오리 한마리의 중량을 두고 홈쇼핑업체와 소비자의 의견이 대립됐다. 훈제오리팩을 구입한 소비자가 '용량 눈속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그렇다면 오리 한마리의 중량은 몇 g(그램)일까? 정답은 없다. 따로 규격화된 중량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12일 해운대구 반송2동에 사는 오 모(여)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달 23일 N홈쇼핑을 통해 훈제오리 13팩을 약 5만원대에 구매했다.
생방송 중 시연해 보이는 훈제오리가 맛있어보이기도 했지만 "오리 5마리 분량"이라는 쇼호스트의 말에 시중가 대비 가격이 아주 저렴하다고 느낀 오 씨.
하지만 배송된 제품의 용량을 확인한 오 씨는 의아했다. 포장된 1팩당 중량이 250g으로 13팩을 모두 계산해보니 3천250g이었던 것. 평소 오리 한마리 무게라고 생각했던 900g으로 계산을 해보니 3마리 반 조금 넘는 양밖에 되지 않았다.
방송 중의 광고 내용과는 다르다는 생각에 업체 측에 문의하자 “오리 한마리의 중량을 650g으로 계산해 '5마리'라고 표현한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오 씨는 “제조사 홈페이지에서 오리 한마리 제품의 중량이 800~900g정도로 판매되는 것을 보았고, 평소 마트 등에서 구매했을 때도 한마리의 중량이 그 정도였다. 결국 은근슬쩍 중량을 낮게 잡아 마치 많은 양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처럼 눈속임을 한 게 아니냐”고 의혹을 표했다.
이에 대해 N홈쇼핑 관계자는 “홈쇼핑 방송 중 판매되는 오리 한마리의 중량은 650g이며 지금까지 그렇게 판매됐고 다른 홈쇼핑도 비슷할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제조업체 관계자 역시 “오리 한마리 중량은 보통 400g~900g까지다. 또한 방송 중 1팩의 중량이 250g임을 알렸기 때문에 구매 전에 충분히 소비자가 인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오리협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오리 한마리의 중량에 대해 통용되는 기준이 애매하며 이는 닭도 마찬가지”라며 “따로 규격화돼서 정해져 있지 않으나 보통 600g~900g까지를 평균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훈제오리 1포의 경우 600g도 있으며 중량에 따라 단가가 다르다. 방송 중 '1마리의 기준이 650g'이라고 명확히 밝혔으면 더 좋았겠지만 쇼호스트의 표현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