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 적자경영에도 수십억 배당금,왜?
현대엘리베이터가 천억대 순손실액을 기록했음에도 수십억원의 배당금 지급을 준비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오는 23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보통주 1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이로써 현대엘리베이터가 현금배당금으로 지급할 총액은 51억9천만원에 달한다.
문제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난해 1천40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기업이 됐다는 점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9천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려 전년보다 5.2% 몸집을 불렸지만, 건설경기 불황이 지속됨에 따라 영업이익은 286억원으로 전년(556억원)대비 반토막 났다.
더욱이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방어하려고 맺은 파생상품 평가손실액이 지난해 1천500억원대에 달하면서 당기 순손실액이 1천380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실적 전반이 악화됐음에도 현대엘리베이터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배당금을 정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이번 결산배당 성향은 -3.8%에 달한다. 2009년 금융위기로 2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던 당시 배당성향은 -2.7%였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적자임에도 50억원대의 배당금 지급을 결정한 것은 다름아닌 전체 지분의 35%를 보유한 외국인 주주 때문.
지난해 11월30일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 자격으로 파생상품 회계장부 열람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한 쉰들러그룹(보유주식 약 375만6천주)은 이번에 배당금으로 18억8천만원을 챙긴다. 쉰들러그룹은 지난해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사들여 보유지분율을 35%로 늘렸다.
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로지엠도 지분율 25.5%로 13억7천만원의 배당금을 지급받는다. 현 회장의 모친인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도 지분율 7.4%로 4억원 가량의 현금배당금을 손에 쥔다.
이에 대해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상법상 배당이 가능한 이익의 한도 내에서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적지 않은 순손실액이 발생한 것은)장부상 평가손실액일뿐 나중에 플러스가 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